[녹색경제신문 = 이정환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자진사퇴했다.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을 둘러싼 여야 인사전선이 이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그동안 용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여야의 공방이 사실상 김 후보자 한 명을 둘러싼 대결 구도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용 후보자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저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떳떳하지 않은 부분은 없다" 면서도 "민주당으로부터 거취에 대한 결단을 요청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무위원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사퇴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용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인사청문 정국에서 한 차례 고비를 넘긴 만큼 김 후보자 방어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 사퇴를 이재명 정부의 인사 실패로 규정하고 김 후보자를 다음 타깃으로 정조준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태세다.
특히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15일 예정돼 있어 이번 주 인사청문 정국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용혜인 정리하고 김승원 사수
민주당은 용 후보자의 자진사퇴 직후 별도의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당내에서는 용 후보자 문제로 악화한 여론이 당정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모습이다. 반면에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가 용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적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며 김 대표의 자진사퇴 권유 사실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용 후보자와 김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다른 대응을 보이는 것은 김 후보자까지 낙마할 경우 2기 개각 전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기국회가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장관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가 현실화할 경우 여권의 국정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김 후보자 방어에도 나섰다.
김 후보자는 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표적 수사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으며 야권 일각의 엄호를 받았다.
국민의힘 “다음은 김승원”…공세 집중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인사검증 실패의 결과로 규정하면서 김 후보자를 다음 공격 대상으로 명확히 지목했다.
용 후보자 사퇴로 인사청문회 전선이 하나로 좁혀진 만큼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려졌던 김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용 후보자의 사퇴는 이번 인사 참사 수습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며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차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용 후보자 한 명의 자진사퇴로 사태를 마무리하려는 것은 ‘꼬리 자르기’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용혜인 의원을 2번 공천해준 더불어민주당, 이제 와서 손질한다고 손절이 되겠냐?"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누가 용혜인을 추천하고 검증했나”라며 “낙마가 끝이 아니다”라며 총공세를 예고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김 후보자까지 낙마시킬 경우 이재명 정부 2기 개각을 둘러싼 인사검증 논란을 정권 차원의 인사 실패 문제로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민주당으로서는 김 후보자까지 물러날 경우 야당의 공세에 밀려 개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이번 주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함께 검찰 수사의 적절성,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질 등을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는 14일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일정에 들어간다.
15일에는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다. 16일에는 강신철 국방부·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17일에는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용 후보자의 사퇴로 한 차례 변곡점을 맞은 인사청문 정국이 김 후보자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격화할지 주목된다.
이정환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