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매입가율에 대규모 채권 매각 부담까지…캠코 “영업손실·고용유지 부담 등이 미가입 사유”
금융당국, 인센티브 이어 참여 촉진 방안 검토…업계 “현실적 방안 필요”
[녹색경제신문 = 강신후 기자]
대부업권이 보유한 새도약기금 대상채권 4조8584억원 가운데 실제 매각된 물량은 15%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30개 대부업체 중 협약에 가입한 곳은 절반인 15곳에 그쳤고, 가입한 업체들 사이에서도 채권 매각 실적은 저조했다. 새도약기금의 채권 확보에는 가입률뿐 아니라 실제 채권을 얼마나 매각하느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세종을)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새도약기금 협약 대상 상위 30개 대부업체 가운데 협약에 가입한 곳은 15곳이었다. 첫 가입 업체는 지난해 10월 해진에셋대부였으며, 가장 최근인 올해 4월 엠메이드대부가 15번째로 협약에 가입했다.
문제는 가입 이후의 실제 채권 매각이다. 대부업권 전체가 보유한 새도약기금 대상채권은 4조8584억원이지만, 현재까지 실제 매각된 채권은 협약 가입 업체 15곳 가운데 13곳이 넘긴 7358억원에 머물렀다. 전체 대상채권 대비 매각률은 15.1%다. 매각된 채권의 매입가율은 3.1%였다. 가입한 업체들 가운데서도 실제 채권을 매각한 곳은 13곳에 그쳐 협약 가입이 곧바로 대상채권의 대규모 매각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대부업권의 참여 여부가 중요한 것은 보유 물량 자체가 크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대부업권이 보유한 7년 이상·5000만원 이하 장기연체채권 6조8000억원 가운데 채무조정 채권 등을 제외한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채권을 약 4조9000억원으로 파악했다. 이는 당시 전체 새도약기금 대상채권 16조4000억원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개인 및 개인사업자의 무담보 연체채권을 매입해 상환능력이 없는 장기연체자의 채무를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로 올해 7월 말까지 새도약기금이 매입한 전체 연체채권은 11조7378억원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대부업권에서 넘어온 채권은 7358억원이었다.
대부업체들이 참여를 꺼리는 배경으로는 채권 매각에 따른 손실과 대규모 채권을 한꺼번에 처분해야 하는 부담 등이 거론돼 왔다. 캠코가 미가입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에서도 ‘영업상 손실 우려’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장부가액 대비 평가액이 충분하지 않아 채권을 매각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채권 매각으로 업무량이 감소하면서 직원 고용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과 기존 담보대출을 일시 상환해야 하는 부담도 주요 미가입 사유로 파악됐다.
이는 단순히 정부 정책에 대한 참여 의지의 문제라기보다, 보유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넘길 경우 업체의 사업상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지난해부터 업계에서는 새도약기금의 평균 매입가율이 액면가의 5% 안팎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낮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부업계는 연체채권을 시장에 매각할 경우 액면가의 20~30% 수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캠코 자료에서는 새도약기금의 전체 연체채권 매입가율은 2.8%였고, 무효채권 등을 제외해도 3.1%에 그쳤다. 가장 최근인 6차 매입의 매입가율은 1.8%까지 떨어졌다.
협약에 가입한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새도약기금 가입에 따른 인센티브가 실제 영업에 도움이 되는지 잘모르겠다”며 의문을 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유채권의 상당 부분을 한꺼번에 매각해야 할 경우 경영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업권에서는 가입뿐 아니라 실제 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의 부담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그동안 내놓은 대책은 대부업체의 협약 참여를 확대하는 데 상대적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권의 참여 확대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올 초 일부 미가입 대부업체의 과잉추심 우려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현장 점검 및 위규행위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 미가입 업체에 대한 압박 성격도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매입채권추심업을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협약 가입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새도약기금의 채권 확보가 충분히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업권의 참여를 확대하는 동시에 가입 업체들이 실제로 대상채권을 매각할 수 있도록 손실과 영업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가 새도약기금의 향후 채권 확보 규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강신후 기자 kswho98@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