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정명령에서 5일 영업정지로 제재 수위 대폭 강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앞으로 음식점에서 메뉴판에 적힌 가격보다 비싸게 받거나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한 번만 걸려도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받는다. 정부가 휴가철과 지역축제 등에서 반복되는 이른바 ‘바가지요금’에 대한 제재 수위를 크게 높이면서 자영업자들의 가격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일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하고 가격표 미게시 또는 표시가격 초과 징수에 대한 행정처분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첫 적발 시 시정명령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1차 위반부터 영업정지 5일, 2차는 10일, 3차는 20일의 처분을 받는다.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제주 관광지부터 서울 광장시장 등 유명 관광·상권에서 음식값이나 메뉴 구성 등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면서 ‘바가지요금’은 지역 이미지까지 좌우하는 소비자 이슈로 번져왔다.
이번 조치의 가장 큰 변화는 초범에 대한 대응이다. 과거에는 첫 적발 이후 시정하면 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한 차례의 위반만으로도 실제 영업에 타격을 받게 된다. 업주 입장에서는 메뉴판 가격과 실제 결제 금액을 일치시키는 것은 물론 가격표 자체를 제대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소비자에게는 반가운 변화다. 가격표에 적힌 금액과 실제 결제 금액이 다르거나 가격표 자체가 없어 예상하지 못한 금액을 요구받는 상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재가 강해진 만큼 현장에서의 판단 기준도 중요해졌다. 고의적으로 가격을 속인 업소와 가격 변경 과정에서 단순 표기 오류가 발생한 업소를 어떻게 구분할지, 소비자와 업주 간 가격 인식 차이에서 발생한 분쟁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가 새로운 과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영세 음식점의 경우 메뉴 가격을 변경하면서 기존 메뉴판을 미처 교체하지 못하거나, 현장 메뉴와 게시 가격이 일치하지 않는 등의 관리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동일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면 제도 취지와 별개로 현장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이번 대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단속 건수를 늘리는 것만큼 가격 정보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제공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가격표를 명확히 게시하고 변경된 가격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위반의 고의성이나 경위 등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바가지요금은 단순히 한 끼 식사의 가격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한 번의 가격 논란이 해당 지역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고의적으로 소비자에게 표시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받는 행위는 강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초범부터 영업정지 처분이 적용되는 만큼 단순 실수나 표시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까지 바가지요금과 동일하게 판단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