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도 참치캔·음료류 내달 평균 9~10% 가격 조정
규제·감시 강화에 ‘용량 줄이기’보다 가격 인상 선택하는 업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원부자재와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외식 브랜드부터 대표 가공식품까지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다. 과거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 논란이 됐다면, 최근에는 가격 자체를 올리는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27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노브랜드 버거는 오는 28일부터 버거·세트 22종 가격을 100~400원 올린다. 일부 사이드 메뉴도 100~200원 인상한다. 전체 인상폭은 평균 2.5%다. 가격 조정 이후에도 주요 메뉴는 단품 4000원대, 세트 6000원대를 유지한다.
가격 인상은 노브랜드 버거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올해 들어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의 가격 조정이 잇따랐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월 35개 메뉴 가격을 100~400원, 평균 2.4% 인상했고, 맘스터치는 3월부터 43개 품목 가격을 평균 2.8% 올렸다. KFC도 치킨과 버거 등 23종의 가격을 조정했으며, 롯데리아는 5월 버거류 22종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다.
가공식품 가격도 오른다. 동원F&B는 다음 달 1일부터 동원참치를 포함한 참치캔류 가격을 평균 9% 인상한다. 일부 음료류 가격도 평균 9~10% 오른다. 회사 측은 고유가와 고환율, 포장재 가격 상승 등 제조원가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업계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는 배경에는 비용 상승을 더 이상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0.9%, 음식 및 숙박은 2.8% 올랐다.
또한 슈링크플레이션을 둘러싼 환경도 달라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치킨 중량 표시제 등을 통해 가격뿐 아니라 제품의 실질적인 제공량을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지난 6월 굽네치킨의 일부 메뉴 중량 조정을 계기로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재점화됐다. 다만 최근엔 규제가 강화되자 과거처럼 가격을 유지하면서 중량을 줄이는 방식 역시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정부의 감시는 강화되는 추세다. 국세청은 지난 7월 고물가 관련 세무조사에서 117개 업체를 조사해 114개 업체로부터 총 3195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가공식품과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도 포함됐다.
결국 식품·외식업계가 맞닥뜨린 선택지는 ‘가격 동결, 용량 축소, 가격 인상’으로 좁혀지고 있다. 가격을 유지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용량을 줄이면 소비자 반발과 규제 부담이 따른다. 이에 따라 최근 가격 인상은 비용 상승을 소비자가격에 직접 반영하되, 인상폭을 최소화해 충격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원가 상승분을 계속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제도적 감시가 강화된 만큼 앞으로는 가격을 조정하더라도 인상폭과 제품 경쟁력 강화 등 명분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