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대조'했다던 기업은행, 中법인 833억 금융사고 수개월간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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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대조'했다던 기업은행, 中법인 833억 금융사고 수개월간 놓쳐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6.08.24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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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기간 지난해 12월 1일~올해 6월 29일...6월24일 첫 인지
온라인 대출 플랫폼, 상환계좌 바꿔 원리금 유용...차주 연체·추심 피해
中 금융기관 5곳, 3~4월 해당 플랫폼 협력 명단서 제외...기업은행은 놓쳐
사고금액 833억7600만원 공시...최종 손실액 미확정·사고 뒤 시스템 보완
금감원 대응도 도마에...대면 확인·서면조사·현장검사 없이 종결 보고 대기
[사진=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IBK기업은행 중국법인의 833억원대 금융사고가 수개월간 내부 점검망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상환 내역과 실제 입금액을 매일 대조했다고 밝혔지만 정산금 미입금과 차주 민원이 발생한 뒤에야 사고를 인지했다. 여기에 현지 금융기관의 위험 신호를 놓친 데다 금감원 역시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지 않은 만큼 기업은행의 내부통제와 감독당국의 대응이 모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 중국법인은 현지 비은행 금융기관 A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현지 차주를 대상으로 비대면 대출을 취급했다.

이 대출의 모집과 상환 과정에는 온라인 대출 플랫폼 B사가 참여했다. A사는 B사를 통해 차주를 모집하고 원리금 상환 업무를 처리했다. 대출금은 기업은행이 차주에게 직접 지급했지만 상환금은 B사 지정 계좌로 납부된 뒤 기업은행에 정산됐다.

이 같은 정산 구조가 사고의 통로가 됐다. B사는 상환계좌를 임의로 바꿔 해당 계좌로 들어온 원리금을 기업은행에 보내지 않고 유용했다. 실제 자금을 송금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환이 완료된 것처럼 전산 정보도 허위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환금이 중간에서 빠져나가면서 차주들은 원리금을 갚고도 미상환 또는 연체로 분류됐다. 이로 인해 추심을 받거나 신용도가 하락했고 기업은행도 해당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사고가 수개월간 누적된 배경에는 내부 점검의 허점이 있었다. 기업은행은 원리금 상환 내역과 실제 입금액을 매일 비교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산금이 입금되지 않고 차주 민원이 증가한 지난 6월 24일에야 사고를 처음 인지했다.

금감원 보고서에 기재된 사고 기간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6월 29일까지다. 매일 대조했다는 설명과 달리 수개월간 이어진 이상을 자체 점검으로 발견하지 못한 셈이다.

내부 점검뿐 아니라 외부에서 나타난 위험 신호도 놓쳤다. 중국 현지 금융기관 5곳은 올해 3~4월 B사를 협력기관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기업은행은 이를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15일 이번 사고 규모를 833억7600만원으로 공시했다. 사고를 인지한 지 두 달가량 지났지만 회수액과 손실 예상액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사고를 뒤늦게 파악한 기업은행은 이후 차주가 B사를 거치지 않고 상환 금액을 확인하거나 조기 상환할 수 있도록 별도 상환 체계 정비에 나섰다. 외부 플랫폼에 맡겼던 원리금 회수 절차를 사후에 손봤다는 얘기다.

기업은행의 사후 조치와 함께 금감원의 초기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금감원은 사고 보고 이후 내부 보고와 사고 사례 전파, 사고 금액 변동 확인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관계자를 직접 만나거나 추가 자료를 요구하지 않았고 서면조사·현장검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피해 금액 보전 등 사고 수습이 마무리된 뒤 기업은행이 종결 보고를 제출하면 사고 처리의 적정성을 점검할 방침이다.

신 의원은 "기업은행은 대출금은 직접 내주면서 원리금 회수는 외부 플랫폼에 맡겼고, 800억원대 사고가 터지고서야 직접 상환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해외법인의 허술한 내부통제와 종결 보고만 기다리는 금감원의 뒷북 감독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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