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149건·3036억원…전체 사고금액의 55.2% 차지
올해도 7월까지 236억원…최근 들어 사고 규모 급증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최근 10년간 4대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가 55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은 고액 사고가 집중되면서 사고금액이 가장 컸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금융사고 규모가 크게 늘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281건, 5495억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사기가 149건, 3036억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사고금액의 55.2%에 해당한다. 이어 업무상 배임이 30건·1554억1500만원, 횡령·유용이 90건·900억7600만원, 도난·피탈이 12건·4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사고 건수는 하나은행이 77건으로 가장 많았다. KB국민은행 73건, 우리은행 70건, 신한은행 61건이 뒤를 이었다.
사고금액은 우리은행이 2843억500만원으로 가장 컸다. 4대 은행 전체 사고금액의 51.7%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셈이다. KB국민은행은 1422억500만원, 하나은행 822억3700만원, 신한은행 407억8100만원 순이었다.
우리은행의 사고금액이 크게 나타난 데는 고액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관련 사기 사건이 약 1095억원 규모로 발생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허위 서류를 이용한 분양·부동산 대출사기 등이 이어지면서 누적 사고금액이 커졌다. 하나은행은 사고 건수는 가장 많았지만 사고금액은 822억원 수준으로 우리은행의 약 29%에 그쳤다. 신한은행은 사고 건수와 금액 모두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적었다.
다만 사고 건수와 금액만으로 은행별 내부통제 수준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 유형과 규모, 외부인 개입 여부 등에 따라 피해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사고 규모 급증…올해도 236억원
금융사고 규모는 최근 들어 가파르게 증가했다. 4대 은행의 사고금액은 2020년 55억800만원, 2021년 52억9200만원 수준이었지만 2022년 895억1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2024년 1211억6900만원, 지난해에는 2319억200만원까지 증가했다.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7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만 30건, 236억8600만원에 달한다.
최근 금융사고의 특징은 단순한 임직원 횡령·유용을 넘어 외부인이 연루된 대출사기로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담보가치를 부풀리거나 소득증빙·임대차계약서를 위변조하고, 분양 관련 허위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여신심사를 통과한 뒤 대규모 대출이 실행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은행권은 책무구조도 도입 등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제도와 실제 대출 실행 과정에서 사기를 걸러내는 실무 통제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역시 임원·대표이사의 내부통제 활동이 형식적인 점검에 그치거나 이를 뒷받침할 전산·규정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사례를 확인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위험 여신은 영업·심사·사후관리 조직을 분리해 독립적으로 재검증하고 차주·브로커·담보 간 연결관계를 분석하는 상시 탐지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사고 발생 이후 책임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대출 실행 전에 위험을 차단하는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