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세 더해지며 투자심리 회복…"종목별 모멘텀 중심 옥석가리기 필요"
[녹색경제신문 = 한경석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바이오 업종의 주가 향방은 금리보다 임상 결과와 기술수출 여부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과거 바이오주는 금리 인상기에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개별 기업의 임상 성과와 글로벌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실적 개선 여부가 주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글로벌 금리 환경보다 기업별 이벤트에 따른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기술수출 계약과 글로벌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둔 기업들이 잇따라 대기하고 있는 데다 일부 기업은 본격적인 실적 개선 국면에 진입하면서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금리 인상기라는 거시 변수만으로 바이오 업종 주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며 "금리 인상 시기에는 실적 모멘텀과 기술이전 경험이 있는 기업, 향후 12개월 내 임상 이벤트가 예정된 기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는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있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올릭스 등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주가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약품부터 올릭스까지…하반기 주목할 바이오株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밖에도 제약 업종 가운데 한미약품의 2분기 호실적을 전망했다. 2분기 매출 4808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94% 실적 증가세를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비만 치료제를 비롯한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 성과와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을 주요 투자 포인트로 꼽고 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R&D)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기업 중 하나인 만큼 신규 파이프라인 가치가 부각될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는 65만원을 제시했다. 21일 종가(37만2500원)와 비교하면 74%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투자 모멘텀으로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3상 진입 전망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품목허가 신청 완료 ▲하반기 추가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기대감 등을 제시했다.
바이오 기업 중 에이비엘바이오는 하반기 대표 관심 종목으로 꼽혔다. 이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추가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계약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과 면역항암 파이프라인의 후속 성과가 주가의 핵심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도 디앤디파마텍은 대사질환과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결과가 주요 투자 포인트다. 임상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확인될 경우 기술수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올릭스는 RNA 간섭(RNAi)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행과 기술사업화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주요 임상 결과에 따라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추가 라이선스 계약 가능성이 기대된다. 후속 기술수출과 파이프라인 확대 여부가 하반기 투자심리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셀트리온과 같은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업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품 출시 확대와 해외 시장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구개발 기대감만으로 평가받던 과거와 달리 실질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갖춘 기업들이 재평가받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보다 이벤트"…기업별 모멘텀 장세 펼쳐진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바이오 업종의 투자 포인트를 금리보다 기업별 이벤트에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금리 방향성도 여전히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지만, 실제 주가 흐름은 기술수출 계약 체결과 글로벌 임상 성과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바이오 업종에서는 임상 결과 발표나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계약 소식에 따라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기업들은 시장 상승기에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등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바이오 업종을 일률적으로 접근하던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별 파이프라인 경쟁력과 임상 일정, 기술수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경쟁력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수혜 가능성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 업종 전반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이를 새로운 투자 기회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2차전지와 반도체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바이오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만큼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업종은 이미 주가가 상당 부분 오른 반면 바이오 업종은 상대적으로 투자 기회가 남아 있다"며 "다만 기술이전이나 임상 결과 발표 등 구체적인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3년 11월 오름테라퓨틱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고, 큐리언트도 추가 라이선스 아웃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석 기자 hanks3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