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AI 테마 열기 식었나...휴머노이드 ETF 줄줄이 두 자릿수 급락
상태바
로봇·AI 테마 열기 식었나...휴머노이드 ETF 줄줄이 두 자릿수 급락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6.07.09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한 달 -31.60%...ACE·RISE·HANARO도 줄줄이 약세
단기 과열 뒤 차익실현 매물 출회…중국 기술주·반도체·바이오로 순환매
금융위 16조원 공급·현대차그룹 125조원 투자…중장기 성장 기대는 유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 로봇·인공지능(AI) 테마 상장지수펀드(ETF)가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상품의 낙폭이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연초 이후 피지컬 AI 기대감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했던 관련 종목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단기 과열이 빠르게 해소되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휴머노이드 산업의 성장성 훼손보다는 수급 변화와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단기 숨고르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AI·로봇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중국 기술주와 반도체, 바이오 등으로 이동하는 순환매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휴머노이드·로봇 테마 ETF는 최근 한 달간 일제히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이다. 이 ETF는 최근 한 달간 31.60% 하락했다. 편입 종목은 두산로보틱스(14.87%), 레인보우로보틱스(14.29%), 로보티즈(13.20%), LG씨엔에스(8.99%), 현대오토에버(8.53%), 현대무벡스(6.37%) 등으로 구성됐다.

순자산(AUM)은 5143억원 규모로, 지난 1월 6일 상장됐다. 이 ETF는 지난 6월 2일 1만6275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8375원까지 내려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휴머노이드로봇산업TOP2+’도 같은 기간 28.91% 하락했다. KB자산운용의 ‘RISE AI&로봇’은 28.79%, NH-Amundi자산운용의 ‘HANARO K휴머노이드테마TOP10’은 26.46% 각각 내렸다. 국내 대표 로봇 테마 ETF가 최근 한 달간 하락률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이번 약세는 연초 CES 2026에서 피지컬 AI가 핵심 화두로 부상한 이후 로봇·자동화 관련 종목으로 투자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된 데 따른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특히 휴머노이드 ETF는 실적 가시화 이전의 성장 기대를 주가에 선반영한 중소형 로봇·부품주 비중이 높아 시장 조정 국면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특성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하락이 산업 자체의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과도하게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시장 수급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상용화와 대량 양산까지 상당한 시간과 연구개발(R&D) 비용이 필요한 산업인 만큼, 단기 기대감이 약화될 경우 주가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성장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주요 로봇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상황에서 거시경제 불확실성까지 커지자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리스크 관리성 매물이 출회됐다”며 “휴머노이드 산업은 아직 실적보다 기대가 주가를 이끄는 영역이어서 단기 고점 부담이 커질수록 환매와 매도가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자금 흐름도 로봇·AI 테마의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대형 기술주가 상승하면서, AI 공급망 내에서도 주도주가 교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 같은 흐름을 AI 거품 붕괴가 아닌 AI 공급망 내부의 긍정적 순환매로 해석했다.

다만 휴머노이드 산업의 중장기 성장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AI·로봇·미래차·방산·반도체·이차전지 등 6개 분야에 올해 약 16조원의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현대차그룹도 2030년까지 국내에 125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약 40%인 50조5000억원을 AI·로봇 등 미래 신사업에 배정할 계획이다. 정부 역시 2030년까지 AI 로봇 분야 세계 3위, 피지컬 AI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제조 공정 혁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산업”이라며 “최근 조정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까지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중국 반도체와 바이오 등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업종으로 순환매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로봇 테마 역시 향후 상용화 진전과 수주,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 증권가.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