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난해 이어 올 1분기도 순익 감소...5대 은행 중 유일한 뒷걸음
탈환 노린 서울시금고 유치전서 신한은행에 밀려...외주업체 과실
NFT 플랫폼 외주 개발과정서 고객정보 1만7551건 유출...내부통제 리더십 도마
부당대출 사태 뒤 ‘진짜 내부통제’ 내건 정 행장, 실적 반등·통제 실효성 입증 기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임 지주 회장 일가가 얽힌 부당대출 사태 이후 내부통제 혁신을 핵심 과제로 안고 취임한 정 행장이지만, 올해 들어 1분기 순이익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한 데 이어 서울시금고 유치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면서 부담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대체불가능토큰(NFT)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고객정보 유출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핵심 평가 항목인 내부통제 측면에서도 변수가 커지는 분위기다.
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 행장은 2024년 12월 31일 제56대 우리은행장으로 처음 취임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의 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은행권은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하는 만큼, 정 행장의 첫 임기 성과도 오는 9월경부터 본격적인 평가대에 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정 행장이 연임을 위해 먼저 넘어야 할 과제로 수익성 회복을 꼽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부진이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 행장 취임 후 첫해인 지난해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조6070억원으로 전년(3조390억원) 대비 14.2%(4320억원) 줄었고,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6340억원)보다 16.2%(1030억원) 감소한 531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올 1분기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하며 체면을 구겼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정 행장으로서는 실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탈환을 노렸던 서울시금고 유치 경쟁에서 신한은행에 밀렸다는 점도 아쉬울 것"이라며 "은행장 연임 국면에서는 수익성은 물론 대외 신뢰도 제고 여부와 주요 영업 성과 등도 함께 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 행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실적과 영업 성과만 놓고 보면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라며 "이렇다 할 반등이 없다면 연임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최근 불거진 NFT 플랫폼 관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정 행장의 연임 평가에서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3일 NFT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한 외부 개발업체 직원의 과실로 고객 닉네임과 연계정보(CI) 등 고객정보 1만7551건이 유출됐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이번 사고가 정 행장에게 더욱 아프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내부통제가 그의 취임 명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정 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사태 등으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신뢰가 흔들린 직후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를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인 배경이다.
실제로 정 행장은 취임 이후 내부통제 체계 정비에 힘을 실어왔다.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 성과평가 방식 개편 등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고, 최근 조직개편에서도 글로벌 검사 기능을 검사총괄부로 재편하는 등 국내외 영업조직에 대한 검사 기능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처럼 내부통제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사고가 발생한 만큼 정 행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사고가 기존 부당대출이나 횡령 사고와는 성격이 다르더라도, 디지털 사업과 외주업체 관리 영역에서도 통제 사각지대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연임 평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장은 통상 2년 임기를 기본으로 하되 경영 성과에 따라 1년 연장이 논의되는 구조인데, 우리은행은 2020년 이후 선임된 행장들이 2년 이상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며 "정 행장 역시 남은 임기 동안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입증해야 연임 명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수익성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금고 유치전 패배와 NFT 정보 유출 사고까지 겹친 만큼, 첫 임기 말까지 조직 내실을 얼마나 다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행은 외부 위탁업체 관리 및 개인정보 보유·파기와 관련한 내부 기준과 점검 체계를 마련해 운영 중"이라며 "NFT 플랫폼 관련 개인정보 유출 건 역시 절차에 따라 대응하고 있으며, 유사 사례 예방을 위해 외주업체 관리 및 개인정보 관리체계를 추가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금리 상승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우량자산 중심의 성장과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비이자이익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