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앤트로픽 맞춤형 AI 칩 생산 협의…파운드리 반등 기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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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앤트로픽 맞춤형 AI 칩 생산 협의…파운드리 반등 기회 잡나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6.07.03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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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노 공정·첨단 패키징 활용 검토…시리즈H 투자 협력 본격화
오픈AI·메타 공백 메울 대형 고객 후보 부상, 턴어라운드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글로벌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이 자체 AI 칩 개발을 추진하면서 삼성전자와 생산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와 메타의 맞춤형 AI 칩 프로젝트가 잇따라 보류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대형 AI 로직 고객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체 AI 칩 개발 초기 작업에 착수한 앤트로픽과 제조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로픽은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 활용을 검토 중이다.

다만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설계나 생산은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앤트로픽이 자체 칩 개발 계획을 변경하거나 중단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앤트로픽은 최근 오픈AI 자체 칩 개발팀 초기 멤버를 영입하는 등 칩 엔지니어링 조직을 확대하고 있어 자체 칩 개발 의지는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번 협의가 대형 AI 고객 확보의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앞서 오픈AI·메타와 추진했던 맞춤형 AI 칩 선행 개발이 잇따라 답보 상태에 놓인 가운데, 앤트로픽이 새로운 협력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AI 반도체 사업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의 협력 기반은 이미 투자 관계에서도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앤트로픽의 650억 달러 규모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과 함께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했다. 당시 앤트로픽은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넘어 ‘로직 칩’까지 협력 분야로 명시했는데,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2나노 생산 협의는 당시 투자 협력이 실제 사업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도 읽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둘러싼 분위기도 이전보다 개선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 역시 차세대 TPU 일부 물량의 생산처로 삼성전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삼성그룹과 SK그룹이 향후 10년간 총 5180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에 메모리 공장 4곳을 신설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AI 반도체 생산 기반 확대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시장 환경 역시 자체 AI 칩 개발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빅테크와 AI 기업들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픈AI는 2024년 브로드컴과 손잡고 칩 개발에 착수해 지난달 첫 추론 전용 칩 ’할라피뇨(Jalapeño)’를 공개했으며, 구글·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도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점유율이 약 7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앤트로픽의 자체 칩이 기존 AI 인프라를 대체하는 형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앤트로픽은 AWS 트레이니움(Trainium), 구글 TPU, 엔비디아 GPU 등을 앞으로도 핵심 컴퓨팅 인프라로 활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칩과 영국 스타트업 프랙타일(Fractile)의 칩 도입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져 삼성전자 역시 멀티 벤더 전략의 한 축을 맡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건은 이번 협의가 실제 양산 계약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앤트로픽은 올해 초 브로드컴과 약 210억 달러 규모의 커스텀 AI 칩 계약을 체결한 만큼 설계 파트너와 생산 파트너가 어떻게 구성될지가 변수다. 삼성전자 역시 2나노 공정 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TSMC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7.6%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7.7%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오픈AI와 메타 사례에서 보듯 초기 협의가 본계약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는 만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클로드 서비스 확대로 추론용 AI 칩 수요가 급증한 앤트로픽과 대형 AI 로직 고객 확보가 절실한 삼성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이번 협의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반등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칩 개발을 확대하면서 파운드리 업체들의 수주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앤트로픽을 실제 고객사로 확보한다면 단순한 수주를 넘어 2나노 공정 경쟁력을 시장에서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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