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친환경 금융 26조.2조원...2030년 목표치 대비 87.3% 이행
지난해 신규 친환경 금융 7.5조원...연간 목표 4.8조원 웃돌아
국내 금융사 최초 전환금융 가이드라인 제정...탄소집약 산업 전환 수요 대응
녹색여신 관리체계도 정비…그린워싱 우려 낮추고 사후관리 신뢰성 강화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녹색금융을 넘어 전환금융으로 기후금융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친환경성이 뚜렷한 사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기존 방식에 더해,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의 단계적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관리체계까지 정비하는 모습이다. 친환경 금융 공급 확대에 그치지 않고 전환금융의 기준과 사후관리 기반을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신한금융이 기후금융의 실행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금융은 최근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기후변화 대응과 ESG 리스크 관리, 포용·상생금융, 금융소비자 보호, 디지털 혁신, 지배구조, 윤리준법경영 등 그룹 전반의 지속가능경영 추진 활동과 성과가 담겼다.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친환경 금융 실적이다. 신한금융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Zero Carbon Drive'를 선언하고, 2030년까지 누적 30조원 규모의 친환경 금융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친환경 금융 실적은 26조2000억원으로, 목표의 87.3%를 채웠다.
지난해 신규 취급액도 연간 목표를 웃돌았다. 신한금융의 친환경 금융 신규 취급액은 7조5435억원으로, 목표치인 4조8534억원을 넘어섰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 대출 1조6476억원, 친환경 프로젝트파이낸싱(PF) 3조866억원, 친환경 투자 2조8093억원 등이 포함됐다.
이처럼 친환경 금융 성과가 쌓이면서 신한금융의 기후금융 전략은 지원 대상 확대와 관리 방식 정교화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국내 금융사 최초로 그룹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탄소집약 산업의 저탄소 전환금융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전환금융은 아직 엄격한 친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산업이나 기업이라도, 실질적인 저탄소 전환 계획과 감축 활동이 있는 경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권의 녹색금융이 재생에너지, 친환경 인프라, 녹색채권 등 친환경성이 비교적 명확한 영역을 중심으로 확대돼 왔다면, 앞으로는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의 저탄소 전환까지 금융이 어떻게 뒷받침할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제조업 비중이 큰 국내 산업 구조에서는 기존 녹색금융만으로 탄소감축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전환금융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의 녹색여신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신한금융은 2024년 금융위원회·환경부·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녹색여신 관리지침에 따라 지난해 그룹 차원의 녹색여신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주요 자회사를 중심으로 녹색여신 관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전환금융 가이드라인과 녹색여신 가이드라인을 함께 마련한 것은 기후금융 확장 과정에서 관리 신뢰성을 높이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전환금융은 저탄소 전환을 전제로 고탄소 산업에도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만큼 일반적인 친환경 금융보다 인정 기준과 사후관리의 중요성이 큰데, 집행된 자금이 실제 감축 활동에 쓰였는지 등을 점검하지 못하면 '그린워싱' 논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워싱은 친환경적이지 않은 활동을 실제보다 친환경적인 것처럼 표시하거나 환경개선 효과를 부풀리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같은 관리체계 고도화는 정부의 전환금융 도입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 금융위는 올해 2월 기후금융 활성화 방안에서 국내 산업의 유연한 녹색 전환과 경쟁력 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전환금융 도입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또 전환금융을 기후금융의 새로운 축으로 제시하면서, 그린워싱 우려 해소와 산업계 자금 수요 반영을 위해 관계부처와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전환금융은 녹색금융만으로 포괄하기 어려운 산업 전환 수요를 금융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신한금융의 경우 공급 규모뿐 아니라 분류 기준과 관리 장치를 함께 갖춰가고 있는 만큼, 기후금융을 실제 산업 전환과 연결하는 실행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정부의 전환금융 가이드라인 발표에 앞서 녹색분류체계와 업종 특성,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전략 보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그룹 자체 기준을 마련했다"며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전환금융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배제기준은 녹색분류체계의 기준을 준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출 심사 과정에서는 자금 용도가 녹색분류체계의 활동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관계당국의 녹색여신 관리지침과 방향을 맞춘 사후관리 프로세스도 수립했다"며 "향후 전환금융 관련 세부 모범규준이 마련되면 이에 맞춰 인정 기준과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