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껄무새]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삼겹살만 제대로 잘랐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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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껄무새]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삼겹살만 제대로 잘랐다면…
  • 조영갑 기자
  • 승인 2026.06.15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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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8~12일) 역대급 둠스위크 맞은 LG그룹 종목
기관+외인 순매도 행렬 '젠슨 황 효과' 무색, 반등 주목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팔껄...' '살껄...' '버틸껄...' '더 들어갈껄...' 껄무새들의 소리없는 아우성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투자금은 얕고, 후회는 깊습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시장의 스마트한? 껄무새들을 위해 한 주 간 '팔껄' 후회하는 종목, '살껄' 땅을 치게하는 종목, 시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봅니다. 껄무새 여러분이 투자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기자] "어? 이게 아닌데?"

지난주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주들의 반응이 딱 이랬습니다. 당황과 혼돈, 불안의 한 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상황이었습니다. 장기투자로 첫 차를 탄 주주와 고점 막차를 탄 주주들 모두에 해당되는 '둠스위크(doom's week)'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일단 한 주(8~12일) 간 주요 종목의 차트를 한번 볼까요? 그룹 지주사인 LG는 6월 초 장중 18만9500원의 역대 최고점을 찍으면서 기염을 토했습니다. 10년 스프레드 그래프를 놓고 봐도 이런 고점은 존재하지 않았을 정도죠. 외인, 기관, 개인 등이 일시에 몰리면서 3월 8만원 수준 대비 2배 이상 주가가 뛰었습니다. 장기 저평가의 늪을 드디어 뚫고 나왔다는 희망가가 울려 퍼졌습니다. 

LG 주가 추이(출처=네이버)
LG 주가 추이(출처=네이버)

기세 좋게 치솟던 산맥은 금세 침강했습니다. 최고점의 다음 거래일(2일)부터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속절 없이 빠지기 시작해 지난주 초인 8일에는 11만3900원에 마감했습니다. 12일에는 10만6500원까지 빠졌습니다.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 난 수준입니다. 

LG그룹의 핵심인 LG전자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5일 장중 43만8000원의 역사적 신고점을 찍은 LG전자는 이후 더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12일 종가 22만2500원을 찍으면서 약 7거래일만에 역시 시총 절반이 빠지는 '둠스위크'를 맞이했죠. 

LG전자 외인의 매매동향(출처=네이버)
LG전자 외인의 매매동향(출처=네이버)

LG 로보틱스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는 LG이노텍은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았습니다. 1일 178만8800원의 역사적 신고점을 찍은 이노텍은 이후 타 계열사들의 낙폭에 연동돼 동반 급락이 진행됐으나 상대적으로 회복탄력성은 우수한 측면을 보여줬습니다. 이미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황제주'로 등극한 탓일까요? 주식 시장의 격언인 '대마불사(큰 말은 죽지 않는다)'를 보여주는 형국이었죠. 곡소리 와중에도 100만원의 캡은 지켰습니다. 

1일 신고점을 찍은 이후 8일까지 153만원에서 109만5000원 선으로 50% 가까이 빠졌으나 9일 종가 113만9000원으로 나홀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12일까지 재차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요. 12일 103만6000원을 기록했습니다. 한 LG이노텍 관계자는 "이른바 황제주(100만원)로 등극하면 조정을 받아도 그 이하로는 잘 내려오지 않는다"고 자신했는데, 실제 100만원 선을 지키면서 그 말을 시현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AI 데이터 인프라 내에서 클라우드 및 전력 효율화를 담당하게 될 LG CNS 역시 1일 15만3300원의 신고가를 찍은 이후 12일 9만2800원 종가로 강한 조정을 받았습니다. 

LG의 역사적 상승세를 목도하며, 매수 버튼을 눌렀던 개미들이 크게 당황한 것은 그래프의 꺾임 때문이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젠슨 황' 때문이었을 겁니다. 6월 5일부터 지난주 초반까지 한국땅을 휘저었던 젠슨 황은 역사적인 '삼쏘회동'에 구광모 회장을 초청하면서 LG그룹을 자사 핵심 파트너로 호출했습니다. LG그룹은 반도체 제조에서는 손을 뗐지만, 로보틱스를 비롯 데이터 인프라에서는 보기드문 풀 밸류체인을 구축한 기업입니다. 

홍대 삼쏘현장을 취재한 기자 역시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중심에서 활약한 구 회장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타 총수들과 함께 5일 19시 경 삼겹살 집에 입장한 구 회장은 '샤이보이'라는 세평을 뒤집을 만큼 호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젠슨 황을 맞이하는 순간부터 술자리가 파할 때까지 '주당'의 모습을 보여주며 술자리를 이끈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스스로 막내를 자처하며 폭탄주 제조, 물 수건, 수저셋팅, 고기 컷팅까지 해냈죠. 여담이지만, 전직 '주당' 대통령 중 한 분은 구 회장의 쏘맥 비율에 감탄했다는 후문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술이 센 경영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각설하고, 이 때문에 삼쏘회동 이후 엔비디아와 LG그룹의 밀착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LG그룹 전체가 전례 없던 '리레이팅'을 받을 거라는 기대감이 고조됐습니다. LG그룹 관계자 역시 4일부터 이어진 강한 조정에도 불구 "차주(8일)에는 젠슨 황 효과가 반영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실제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가진 양사의 얼라이언스 선언식은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엔비디아가 구축하는 풀스택 AI 플랫폼과 LG그룹의 인프라 역량을 결합해 모빌리티, AI 인프라, 피지컬 인프라 등 차세대 AI 생태계의 M.A.P.을 완성하겠다는 그랜드 플랜이었죠. 피지컬 AI와 로보틱스에서 LG전자가 로봇 개발, LG이노텍이 센싱 모듈, CNS가 플랫폼 피지컬 웍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엔비디아와 협업한다는 계획입니다.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서도 LG유플러스(DSX 팩토리), LG전자 CDU(냉각수분배장치), LG에너지솔루션(ESS)가 인볼브될 수 있습니다. LG의 '엑사원'의 존재도 마찬가집니다. LG그룹의 제조 인프라 전반이 엔비디아 AI 플랫폼에 연동되는 구조입니다. 실리는 LG그룹이 가장 크게 챙겼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선언이 잘 이행되기만 한다면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아름다운 그림이 놓인 상황에서 그래프는 속절없이 역행하니 주주들 속이 타들어 갈 밖에요. 조짐은 있었습니다. 1일 각 그룹사의 신고가를 견인했던 기관과 외인의 강력한 순매수세가 5월 29일을 기점으로 외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며 방향을 선회했다는 점이죠. 외인은 2일부터 사흘간 500만주 가량의 순매도를 보이며 급락을 견인했습니다. 기관도 물량 차이는 있지만, 이 흐름에 세를 보탰고요. 결과적으로 미국발 매크로(물가지표+고금리 장기화) 탓이었지만, 전례 없는 급등과 급락장에 혼돈만 커졌습니다. 기관과 외인이 젠슨 황의 기대심리에 선반응한 뒤 떠나고 개인이 무거운 물량을 받았다는 '결과론'입니다. 

이 와중에 느닷 없는 '삼겹살 논쟁'도 있었지요. 구광모 회장이 5일 삼쏘회동에서 삼겹살에 붙은 비계 부위를 가로로 '뭉텅' 잘라내면서 육식인들의 반발은 산 건데요. 웃자고 하는 이야기겠지만 숏폼 유저들 사이에서는 '삼겹살만 제대로 잘랐다면 이런 급락은 없었을 거'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구광모 회장의 준비성과 LG의 팀워크를 보여주는 씬이라는 논리입니다. 물론 개연성은 전혀 없어보입니다. 다만, 옆에 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못지 않게 능수능란한 쇼맨의 면모를 보이며, 취재진들을 홀린 데 비하면 구 회장의 삼겹살 이슈는 살짝 아쉬운 대목입니다.  

15일 오후 현재 LG그룹 종목들은 손실분을 만회하 듯 무서운 기세로 불기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거래일 대비 8~10% 대비 상승한 모양새인데요, 이 중 LG이노텍은 15% 이상 오르며 120만원 고지를 재탈환했습니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을까요? 이번주 LG그룹의 반등을 기대해 봅니다. 해외 일부 IB는 LG전자의 목표주가를 40만원 선으로 올려잡기도 했습니다. 

조영갑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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