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실관계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유감”…법적 절차 통한 다툼 예고
플랫폼 기업 개인정보 관리 책임·과징금 산정 기준 놓고 공방 전망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에 역대 최대 규모인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가운데, 쿠팡이 법적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온라인 활동기록 수집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이번 사건은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과 과징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쿠팡은 약 375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과 1117만여명의 온라인 활동기록 무단 수집 등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행위로 총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과 168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은 약 4236억원, 온라인 활동기록 수집과 관련한 과징금은 약 20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처분은 단일 개인정보 유출 사건 기준은 물론, 복수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행위에 대해 한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과징금 규모가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 수준에 근접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정보위는 쿠팡이 인증 서명키 관리와 접근 통제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해 대규모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개인정보 파기 의무 위반, 유출 통지 지연,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독립성 보장 의무 위반 등을 함께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인 '쿠팡파트너스' 운영 과정에서 이용자 동의 없이 타사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방문 기록 등 온라인 활동정보를 수집·저장한 점도 주요 제재 사유에 포함됐다. 개인정보위는 일부 광고 파트너가 이른바 '납치광고'를 운영했음에도 쿠팡이 적절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쿠팡은 개인정보위 결정에 대해 사실관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행정소송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쿠팡은 공식 입장문에서 “작년 데이터 유출 사태와 관련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와 명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한 설명이 개인정보위의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정보위로부터 공식 의결서를 수령한 후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규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개인정보위가 문제 삼은 쿠팡파트너스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쿠팡파트너스는 수천 명의 국내 크리에이터, 블로거, 소상공인들이 상품을 추천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동일한 제휴 모델을 사용해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고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한 기업에 대한 제재를 넘어 플랫폼 기업 전반의 개인정보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9월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과징금 부과 기준이 한층 강화될 예정인 만큼, 대규모 고객 데이터를 보유한 이커머스와 플랫폼 기업들의 보안 투자 확대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사건은 개인정보 유출 규모뿐 아니라 관리 체계의 적정성과 사후 대응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의무와 과징금 산정 기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