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점유율 37%→28% 하락…선점 효과 약화 조짐
삼성·KB 격차 축소…TDF 2위 경쟁 본격화
브랜드보다 성과 본다…수익률·변동성 경쟁 심화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퇴직연금 자금이 투자 상품으로 이동하면서 TDF(타깃데이트펀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 확대 과정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낮아지고,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간 2위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브랜드보다 수익률과 변동성, 자산배분 전략 등을 직접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운용사 간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 독주 약화…삼성·KB TDF 2위 경쟁 격화
2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준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TDF 설정액은 올해 5월 기준 총 16조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2024년 말 11조원대 수준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반 만에 5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이후 연금 투자 수요가 확대된 데다, 장기 투자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TDF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 조절하는 자산배분형 상품이다. 은퇴 시점이 많이 남아 있을 때는 주식 비중을 높이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구조다. 투자자가 직접 자산배분을 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퇴직연금 시장 대표 상품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국내 TDF 시장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은 국내 최초로 TDF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했다. 실제 올해 5월 26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순자산총액(AUM)은 9조6630억원, 설정액은 4조7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내 압도적인 규모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과거 대비 낮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의 설정액 기준 점유율은 2024년 말 37% 수준에서 현재 28%까지 하락했다. 시장 성장 과정에서 후발 주자들의 자금 유입이 늘어나며 초기 선점 효과가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TDF를 ETF 형태로 상장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올해 5월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TDF 순자산총액은 4조8830억원, 설정액은 2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순자산총액 2조5570억원, 설정액 1조820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약 90%, 40% 증가한 규모다. 다만 설정액 기준 점유율은 같은 기간 16%에서 15%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은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KB자산운용의 올해 5월 기준 TDF 순자산총액은 4조4980억원, 설정액은 2조36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순자산총액 2조1560억원, 설정액 1조5700억원과 비교하면 약 100%, 50% 증가한 수준이다. 설정액 기준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14%로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KB자산운용의 '투트랙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저보수를 강조한 'KB온국민TDF'와 적극적인 자산배분 전략을 내세운 'KB다이나믹TDF'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KB자산운용 TDF 시리즈는 낮은 비용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제공하기 위한 자산배분 전략"이라며 "최근 중장기 수익률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한화·NH아문디 약진…중위권 경쟁 본격화
중위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5월 기준 TDF 순자산총액이 3조1360억원까지 늘어나며 한국투자신탁운용(순자산총액 3조3860억원)과 격차를 빠르게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 기준으로는 양사가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우위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신한자산운용으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올해 5월 기준 TDF 순자산총액은 1조5060억원, 설정액은 8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 순자산총액 4140억원, 설정액 310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약 260%, 170% 증가한 수준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이 4300억원에서 1조1810억원으로, 설정액은 3300억원에서 6800억원으로 확대됐다.
브랜드보다 성과…수익률·변동성 경쟁 커진 TDF 시장
시장에서는 최근 투자자들의 상품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채널 영향력이 컸다면, 최근에는 디폴트옵션 시행과 ETF 투자 확대 등으로 투자자들이 자신의 TDF 성과를 직접 비교·점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TDF는 장기 투자 상품 특성상 가입 이후 자주 갈아타지 않는 구조라 과거에는 브랜드 영향력이 컸다"면서도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빈티지별 수익률이나 평균 대비 성과, 변동성 등을 직접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단순 점유율보다 실제 운용 성과가 중요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선점 효과와 판매 채널 영향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ETF 활용 전략, 글라이드패스 차별화, 변동성 관리 등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퇴직연금 투자 문화가 확대될수록 운용사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