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줌업] 대주주 지배력 강화한 랩지노믹스...수익 창출 책임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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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줌업] 대주주 지배력 강화한 랩지노믹스...수익 창출 책임 '도마 위'
  • 민보영 기자
  • 승인 2026.04.01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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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정원 감소 등 대주주 지배력 강화 안건 통과
'부동산 관리·임대업' 추가 안건, 가결 요건 미충족
[이미지 출처=랩지노믹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미지 출처=랩지노믹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분자진단 헬스케어기업 랩지노믹스가 대주주인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 측 핵심 인사를 이사회 전면에 배치하는 데 간신히 성공했다. 루하PE 체제 하에서 추진하던 부동산 임대업은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좌초됐다. 현금 고갈 등 본업 경쟁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대주주 지배력은 확대돼 수익 창출의 책임을 더욱 피하기 어려워졌다.

랩지노믹스는 지난 3월 3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 ▲사업목적 추가 ▲주식매수선택권 승인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담은 제2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사내·독립·기타비상무이사의 보수한도 승인 안건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약 26%가 찬성해 가결됐다. 다만 2025년 온기 기준 루하PE 지분 16.16%를 감안하면 비지배주주 9.84%만 찬성표를 던져 향후 사업 추진의 동력이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안건은 보수 한도 외에도 이사 수를 7인에서 5인으로 줄이면서 사외이사 수도 3인에서 2인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체제에서 사외이사 3인이 뭉치고 사내이사 1인이 반대해 대주주의 의결권을 견제할 수 있었다면, 5인으로 줄어든 이사회에서는 대주주 측 이사 3인만 찬성하면 대주주에게 유리한 안건을 보다 수월하게 통과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사결정 속도는 빨라지지만 거버넌스 차원에서는 비판받을 여지가 남게 된다. 

이사 3인 중 2인은 한동희 사내이사, 이종훈 기타비상무이사가 각각 신규 선임됐다. 루하PE 상무이사인 한동희 이사는 랩지노믹스 USA 법인장을 맡고 있는 대주주 측 핵심 인물로 꼽힌다. 루하PE를 설립한 이종훈 이사는 지난해 6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사내이사직에서도 퇴임하고 기타비상무이사직에 올랐다.

임원에게 14만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제공하는 안건도 26.1%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대주주 측은 경영 일선에 참여하면서 주가 상승에 따른 수혜도 입을 수 있게 됐다. 

비지배주주가 이 같은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데는 기존에 확보한 우호 지분 외에도, 바이오 본업의 현금흐름 고갈 등 경쟁력이 악화한 상황을 타개하도록 하기 위한 고육책의 성격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 랩지노믹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129억원에서 지난해 -305억원으로 악화됐다. 단기금융상품 처분으로 364억원의 현금이 들어왔지만,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유동성조차 본업 손실을 메우지 못한 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45억원에서 68억원으로 급감했다.

실제 현금은 금융상품 처분 등 자산 매각 속도보다 더 빠르게 소진됐다. 두 번째 클리아랩인 'IMD' 인수 자금 집행, 미국 자회사 운영 및 연구실 자체 검사 제품 개발을 위한 설비 투자 등은 현금흐름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클리아랩은 미국 실험실 표준 인증을 보유한 시설로, 랩지노믹스는 2023년 8월 클리아랩 '큐디엑스'에 이어 지난해 10월 'IMD'를 각각 768억원, 130억원에 인수했다. 

60%를 웃도는 대손 설정률은 본업에서 발생한 매출 상당 부분이 현금으로 회수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남긴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이 37억원에서 28억원으로 줄어드는 동안, 매출채권 664억원 중 61.28%에 달하는 407억원은 대손충당금으로 처리됐다. 매출채권은 고객사로부터 받는 '외상값' 개념으로, 10건 중 6건 이상의 외상값을 '회수 불가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통상적인 제조·바이오 기업의 대손 설정률은 10% 미만이다. 이 과정에서 영업손실은 2024년 185억원에서 지난해 535억원으로 불어났다. 

한편 부동산 임대·관리업은 이번 총회에 특별결의 안건으로 올라왔지만, 26%의 찬성으로 가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미결됐다. 특별결의 안건이 가결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랩지노믹스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 제넥신과 각각 건물 양수 계약을 체결해 부동산을 취득했다. 사업목적에 부동산 임대·관리업을 추가해 건물 임대 사업을 공식화하고자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랩지노믹스 매출은 2021년 2024억원을 기록한 후 2023년 711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2024년 859억원, 지난해 882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핵심 안건 미결에 따른 임시주총 개최 가능성, 핵심 수익원 등을 질문하기 위해 랩지노믹스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얻을 수 없었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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