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주총 도입·자사주 활용 등 주주 권리 확대 움직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국내 주요 유통 상장사들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잇달아 열고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친화 정책 강화에 나선다. 이사회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관 변경과 배당 제도 개선, 전자 주주총회 도입 등이 주요 안건으로 떠오르며 유통업계의 지배구조 변화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롯데하이마트와 GS리테일을 시작으로 20일 롯데쇼핑, 24일 신세계, 26일 현대백화점·이마트·BGF리테일·한화갤러리아 등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주총에서 가장 주목받는 의제는 이사회 투명성 강화와 관련된 정관 변경이다. 신세계와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일부 유통사는 정관에 포함돼 있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가진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집중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소액주주가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치로 평가되지만, 그동안 상당수 기업이 정관을 통해 이를 배제해 왔다.
유통 대기업들이 관련 조항을 삭제하려는 것은 최근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와 제도 변화 흐름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시행될 예정인 점도 기업들의 정관 정비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마트와 현대백화점은 배당 규모를 먼저 확정한 뒤 배당 기준일을 정하는 방식으로 배당 절차를 바꾸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투자자가 배당 규모를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자사주 활용 계획도 주요 관심사다. 현대백화점은 보유 중인 자기주식 일부를 소각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며, 이마트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주총에서 다룰 예정이다.
주주 참여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일부 유통사는 전자 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재무와 전략 분야 전문가를 포함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롯데쇼핑은 내부 경영진과 함께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고, 신세계 역시 사내·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소비 둔화와 온라인 경쟁 심화 속에 전통 유통기업들이 투자자 신뢰 확보에 더욱 신경 쓰는 분위기라고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최근 유통 기업들이 지배구조 정비와 주주환원 정책을 동시에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주총을 통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더라도 실제 기업가치와 시장 평가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