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전력망 확충 위해 20조 추가 소요… 전기료 현실화 논란 재점화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지난해 13조 5,000억 원이라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을 쐈지만, 웃지 못하고 있다. '사상 최대 흑자'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20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부채와 매일 120억 원씩 쌓이는 이자 비용이라는 무거운 현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한전이 발표한 2025년 결산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은 97조 4,345억 원, 영업이익은 13조 5,24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조 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국제 연료 가격의 안정세와 더불어 2024년 단행된 전기요금 인상 효과, 그리고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연결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여전히 206조 원대에 머물러 있으며, 연간 이자 비용은 약 4조 4,000억 원. 매일 119억 원을 겨우 이자를 막는 데 투입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한 매년 10조 원 규모의 송배전망 투자 과제를 짊어진 것 역시 부담이다.
한전은 지난해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와 AI 활용 자산관리시스템(AMS) 도입 등을 통해 약 3.6조 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을 이행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격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전기요금 체계의 합리화 없이는 한전의 늪을 탈출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반도체와 AI 등 국가 첨단 산업을 위한 전력망 적기 투자를 목표로 일시적인 실적 개선에 안주하지 말고 전기요금 체계를 원가주의에 맞게 변동하는 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전기료를 인상해서 한전의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지만 본질을 건들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성진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