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MBK·광장… 반복되는 불공정 의혹
제재 수위 어디까지… 세 가지 시나리오
정치권 “주가 부양만 외치다 감독 공백”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국내 자본시장이 또다시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흔들리고 있다. 대신증권 전직 부장이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해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당 전직 부장 A씨는 2024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해 특정 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통정매매나 고가매수 주문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방식이 동원됐는지 여부가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부당이득 규모는 수십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외에도 금융실명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도 당국 수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자금 출처와 계좌 흐름, 공모 구조, 윗선 보고 여부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의혹을 인지한 직후 자체 감사를 실시해 해당 직원을 형사 고발했고, 중징계 후 퇴사 조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 조직적 전력은 없어… 관건은 ‘내부통제’
대신증권이 과거 조직적으로 시세조종에 가담해 중징계를 받은 사례는 뚜렷하지 않다. 현재까지는 ‘전직 직원 개인의 범죄 혐의’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수사 결과에 따라 사안의 성격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회사 내부 시스템이나 법인 계좌가 활용됐거나, 이상 거래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차단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확인될 경우 내부통제 미흡 책임이 불거질 수 있다. 상급자 보고·묵인 정황까지 드러날 경우 조직적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H·MBK·광장… 반복되는 불공정 의혹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주요 금융기관에서 불공정거래 사건이 잇따랐다. NH투자증권에서는 공개매수 관련 정보를 이용한 선취매매 의혹이 불거졌고, 일부 임원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MBK파트너스는 M&A 과정의 비공개 정보 관리 부실 의혹으로 점검을 받았다. 법무법인 광장 직원 역시 내부 시스템을 통해 취득한 정보를 활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증권사·사모펀드·로펌 등 거래의 핵심 축에서 정보 관리 문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면서, 단순 실무자 일탈을 넘어 구조적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대신증권 사건은 ‘미공개정보 이용’이 아니라 ‘시세조종 공모’ 의혹이라는 점에서 법적 무게가 더 크다는 평가다. 시세조종은 시장 가격 형성 자체를 왜곡하는 중대 범죄로 분류된다.
제재 수위 어디까지… 세 가지 시나리오
금융당국의 제재는 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 일탈로 결론 날 경우 기관주의나 기관경고, 내부통제 개선 명령과 함께 수억 원 안팎의 과태료·과징금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내부통제의 중대한 미흡이 인정될 경우에는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와 함께 수억~수십억 원대 과징금, 일부 업무정지, 관련 임원 문책경고가 내려질 수 있다.
조직적 개입이나 묵인 정황이 확인될 경우에는 영업정지, 임원 해임 권고, 대규모 과징금 등 고강도 제재가 가능하다. 형사 책임 역시 임원진까지 확대될 수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3~5배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개인 처벌과 별도로 기관 제재가 병행된다.
정치권 “주가 부양만 외치다 감독 공백”
최근 연쇄 사건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감독 책임론도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관계자는 “정부가 주가 부양과 증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는 사이, 내부통제와 불공정거래 감독 강화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시장 규모는 커졌는데 법과 감독 체계는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공정거래는 투자자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라며 “실무자 몇 명 처벌하는 선에서 끝날 게 아니라 경영진 책임까지 묻는 강도 높은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사건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조직적 개입이나 내부통제 실패가 확인될 경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고 수준의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걸려도 남는다’는 인식 바뀌나
법 조문상 처벌은 무겁지만, 현실에서는 실무자 형사처벌과 기관경고·과징금 수준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회사가 과징금을 내고 끝나는 구조라면 내부통제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지 않으면 유사 사건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사건은 아직 수사 초기 단계다. 개인 범죄로 귀결될지, 내부통제 실패 책임으로 확대될지에 따라 제재 수위와 시장 파장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 여부는 이번 수사 결과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