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줌업] 셀트리온, '자사주 절반 소각' 발표에도 주주 반응 '미지근'...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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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줌업] 셀트리온, '자사주 절반 소각' 발표에도 주주 반응 '미지근'...왜?
  • 민보영 기자
  • 승인 2026.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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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PER 기업, 배당보다 자사주 소각 효과 높아
소각 결정, 합병 이후 약속한 '신뢰 경영' 일환
[이미지 제공=셀트리온.]
[이미지 제공=셀트리온.]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셀트리온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1조 4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환원 재원 2조 9600억원 중 절반 규모를 자사주 소각에, 나머지 절반을 쪼갠 규모는 임직원 보상(스톡옵션)에 투입하면서다. 

주가는 짐펜트라 실적 기대감 등 호재와 맞물려 연초 대비 약 22% 상승하는 등 화답했지만, 실효성 있는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단을 미루는 분위기도 남아 있다.

24일 셀트리온 주주 의견을 종합하면, 주주들은 주주환원 재원 규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환원 방식이나 투입 비중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다음달 24일 열리는 제35기 정기주주총회에 ▲자기주식 소각 및 처분 계획 승인 등 정관 일부 변경 ▲1주당 750원 현금배당 등을 담은 안건을 상정한다고 12일 공시했다. 보유 중인 자사주 약 1234만주 중 49.5%에 해당하는 약 611만주는 소각하고, 임직원 스톡옵션 보상에 약 300만주를 투입하기로 한 결정이 골자다.

한 주주는 "1년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소각하기로 한 결정을 높이 산다"면서도 "다만 나머지 절반을 소각 이외에 임직원 보상과 사내 유보금을 남겨뒀는데, 이를 주주환원 정책으로 묶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주주는 "대규모 주주환원, 짐펜트라 실적 등 호재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크지는 않다"며 "주주환원책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언급했다가 이번에 이행 규모를 밝힌 단계이기 때문에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을 줄여 1주당 가치를 올리는 데 영향을 미친다. 분모에 해당하는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반면 배당은 회사가 주주에게 현금을 직접 지급한다. 자사주 소각에 비해 직접적인 주주환원책으로 평가받는다. 

자사주 소각 결과 유통주식 수 감소 물량은 '2.6%'

셀트리온은 지난해 세제 개편으로 배당금을 750원으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이번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면서 다방면의 주주환원책을 완수해 가는 모양새다.

다만 이번 자사주 소각 발표가 실제 주주 환원 효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셀트리온 같이 PER이 높은 기업의 자사주 소각은 저PER 기업에 비해 소각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결산 실적 전망치 기준 셀트리온의 PER은 56.96배, EPS는 3686원이다. 같은 기간 PER 83배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여전히 고PER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16일 기준 발행주식 수는 약 2억3000만주로, 셀트리온 발표대로 611만주를 소각하면 시장 유통 물량은 기존 물량에서 2.65% 줄어든다. 1조원 넘는 금액을 투입하고도 주식 가치는 2% 남짓 오르는 데 그친다는 의미다. 현대차 등 PER 12배 수준의 기업이 같은 규모를 투입해 10~15%의 지분 소각 효과를 내는 것과 대비된다.

가치 관점에서 재원 배분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발행주식 2억3000만주를 대상으로 한 주주 현금 배당 총액은 약 1730억원(1주당 750원) 규모다. 반면 회사가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할당한 자사주 300만 주의 가치는 24일 종가(24만 8500원) 기준 7425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차이는 주가가 상승할수록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주 배당금은 고정돼 있지만 임직원 몫의 자산 가치는 늘어나는 구조여서다.

주가 하방 지지, 셀트리온 '신뢰 경영' 신호?

현금배당은 자사주 소각보다 높은 실효성을 보인다. 주가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의 현금을 전부 주주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주주 환원 효과가 높다. 만약 소각 규모인 1조 4600억원을 전액 현금 배당으로 돌리면, 주당 배당금은 현행의 750원에서 6340원으로 약 8배 뛴다. 자산 증식을 목표로 하는 소액 주주에게는 현금배당이 주식 소각보다 훨씬 유리한 셈이다.

고PER 주식 소각은 주주환원보다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높은 하방 경직성은 비싼 가격에 셀트리온 주식을 산 주주에게 유리한 기회이지만, 동시에 담보가 하락을 걱정하는 대주주나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오너 일가에게도 최적의 환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PER 기업의 주식 소각은 투입 대비 주식 감소 폭이 작아 주가를 위로 끌어올리지 못한다"며 "이런 이유로 셀트리온의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은 현행의 가격 수준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소각 결정을 3년 전 합병 당시 주주들에게 약속했던 '신뢰 경영'의 연장선상으로 보기도 한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023년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당시 셀트리온 주가가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 이하로 내려가면 주식을 매수하도록 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약속했다. 이후 주가가 이 가격을 웃돌며 합병은 성사됐다.

24일 주가는 24만8500원으로 셀트리온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15만원보다 약 65%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소각 단행 결정은 합병 시너지를 주가로 증명하겠다는 의지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개정안의 취지를 적극 수용해 투명한 자사주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향후에도 주주와의 약속에 책임을 다하며 주주 가치 제고에 앞장서고,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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