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국면 속 정책 효과 주목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식품업계의 가격 인하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에 이어 올리고당·물엿까지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하면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3일 대상은 옥수수를 원료로 한 올리고당·물엿 전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청정원 올리고당·사과올리고당·요리올리고당 등 소비자용(B2C) 제품 가격은 5% 낮추고, 기업 간 거래(B2B) 제품은 평균 3~5% 인하한다.
대상은 “정부 물가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가계 부담 완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일 제분·제당업계가 일제히 가격 인하를 발표한 지 약 일주일 만에 나온 것으로, 업계 전반으로 인하 흐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장바구니 물가가 불안정하면 국민이 삶의 개선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밀가루·설탕 업계의 담합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2월 2일 제분사 6곳과 제당사 관계자들을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대한제분은 밀가루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4.6% 인하했고, CJ제일제당은 설탕 평균 5%, 밀가루 평균 5.5% 내렸다. 삼양사는 설탕·밀가루 가격을 4~6% 인하했고, 사조동아원도 평균 5.9% 가격을 낮췄다. 기업들은 ‘국제 원당·원맥 시세 반영’과 함께 ‘정부 물가 안정 기조 동참’을 공통적으로 인하 배경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가격 인하가 소비자용(B2C)에 그치지 않고 업소용(B2B)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이는 단순한 소매가 조정을 넘어 외식·가공식품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내포한다.
실제로 설탕과 밀가루는 제과·제빵·면류 등 가공식품의 핵심 원재료이며, 올리고당과 물엿은 소스·음료·조림류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당류다. 최종 소비재가 아닌 ‘기초 식품 원재료’ 단계에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라면·과자·빵·음료 등 완제품 가격에도 파급 효과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공개 압박과 검찰 수사, 최근 국제 곡물 가격 안정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적 조정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경우 인하 기조가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정부는 같은 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넉 달 연속 ‘경기 회복 흐름’을 유지한다고 진단했다. 소비 개선과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증가했고,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0.8로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전달(2.3%)보다 둔화됐다. 다만 취업자 증가 폭은 10만8000명으로 축소됐고, 건설투자 부진과 대외 통상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설탕·밀가루·올리고당으로 이어진 원재료 가격 인하 흐름이 최종 소비재 가격 안정으로 연결될지 여부는 향후 물가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인하가 일시적 대응에 그칠지, 구조적 물가 안정 신호탄이 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