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오지급 사고에 IPO 시계 늦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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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오지급 사고에 IPO 시계 늦춰지나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2.1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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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급 사고에 내부통제·전산 안정성 다시 시험대
실적 개선에도 IPO 변수는 ‘리스크 관리'
[제공=빗썸]
[제공=빗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최근 발생한 오지급 사고 여파로 기업공개(IPO) 추진 일정에 다시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상장 심사 과정에서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히는 내부통제와 전산 안정성이 재차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최근 진행한 이벤트 과정에서 입력 오류로 인해 일부 이용자에게 가상자산이 잘못 지급되는 사고를 겪었다. 원래는 소액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였지만, 지급 단위를 잘못 입력하면서 총 62만 개의 비트코인(BTC)이 오지급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비트코인 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잘못 지급된 자산 규모는 약 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빗썸은 사고 발생 약 20분 만에 거래 및 출금 기능을 차단하고 회수 조치에 착수했다. 회사 측은 이후 회수 작업을 통해 전체 오지급 물량의 약 99.7%를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이용자가 매도해 시장에 유입된 1788BTC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구매 또는 보상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대표적인 비상장 기업으로, 수년째 IPO를 추진해왔다. 실적 측면에서는 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관련 보도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빗썸은 2024년 매출 약 4963억원, 영업이익 약 1307억원, 당기순이익 약 16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거래대금 회복과 비용 구조 개선이 맞물리며 흑자 기조도 유지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O 일정은 좀처럼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지배구조 이슈와 대주주 리스크, 규제 환경 변화 등으로 상장 계획이 여러 차례 조정된 데 이어, 이번 오지급 사고로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점검해야 할 리스크 요인이 추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 심사에서는 재무 성과뿐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 전산 안정성, 이용자 자산 보호 체계가 핵심 평가 항목으로 작용한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는 고객 자산을 직접 보관·관리하는 구조인 만큼, 전산 오류나 자산 오지급 사고는 단기간에 수습되더라도 심사 과정에서는 보수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상장 심사에서 문제 삼는 것은 사고의 규모보다, 사고가 발생한 구조와 재발 방지 체계”라며 “오지급 사고는 내부 통제와 전산 프로세스를 전반적으로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규제 환경도 부담 요인이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2단계 법안 추진과 함께 이용자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 사고는 감독 강화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상장을 서두르기보다는 내부 정비와 리스크 관리에 시간을 더 투입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사고가 빗썸의 IPO 추진 자체를 좌초시킬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사고 인지 이후 신속한 대응과 회수 조치가 이뤄졌고, 대규모 고객 피해로 확산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사고 발생 여부보다 사후 대응과 개선 조치가 상장 심사에서 더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빗썸의 IPO 시계가 단기간에 다시 빨라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추진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추가적인 내부통제 강화와 전산 시스템 보완이 선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과 외형 성장 못지않게 사고 이후 어떤 제도적·기술적 보완이 이뤄졌는지가 향후 상장 일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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