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킹·NFT로 돌파구 모색…수익 다각화 성과는 ‘제한적’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거래소들의 사업 모델도 구조적 시험대에 올랐다. 가격 조정과 거래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자, 매매 수수료에 의존해 온 기존 수익 구조의 취약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고점 대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기록한 고점(약 1억8000만원대) 대비 한때 30% 안팎 하락하며 1억1000만원대까지 밀린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10만달러 선을 넘겼던 고점 대비 7만달러대까지 내려오는 등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 하락과 함께 거래량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 집계에 따르면 최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량(합산 기준)은 약 11억~30억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1조5000억~4조원대 규모다. 이는 강세장이었던 시기 하루 수십조원에 달했던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이를 국내 양대 거래소로 좁혀 보면 감소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시장에서는 업비트와 빗썸의 합산 기준 원화 거래 비중이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거래대금 자체는 강세장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축소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대금 감소는 곧바로 수수료 수익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업비트와 빗썸 역시 이러한 환경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두 거래소는 상승장에서는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해 왔지만, 하락장에서는 실적이 시장 상황에 과도하게 연동되는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다.
특히 거래소 사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하락장의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서버 인프라 유지비와 보안 투자, 인력 운영 비용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반면, 수수료 수익은 거래대금 감소와 함께 직격탄을 맞는다. 업계에서는 “거래대금 감소 폭보다 수익성 악화 폭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인식한 거래소들은 수익 다각화와 체질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업비트는 스테이킹, NFT, 지갑 서비스 등 비(非)거래 영역을 확대해 왔고, 빗썸 역시 투자 정보 서비스 강화와 신규 금융형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며 단순 중개 플랫폼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이러한 신사업이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실질적으로 낮출 만큼의 성과를 냈는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테이킹이나 NFT 서비스가 일부 이용자층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전체 매출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신사업이 보조 수익원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규제 환경 역시 체질 개선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대한 감독 체계가 강화되면서 예치·운용 성격의 서비스나 파생형 상품 도입에는 법적 해석과 인허가 문제가 뒤따른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시도하더라도 금융 규제와 충돌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제한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거래소 경쟁력이 단기 시황이 아닌 사업 구조 변화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단순 매매 중개에 머물 경우, 상승장과 하락장을 반복할 때마다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기관 투자자와 장기 보유자를 겨냥한 안정적 서비스 모델 구축이 관건이라는 평가다.
하락장은 상장 전략과 리스크 관리 역량도 시험하는 구간이다. 신규 상장 효과가 약화되는 가운데, 기존 상장 자산의 가격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 입장에서는 단순히 상장 종목 수를 늘리는 전략보다, 프로젝트 검증과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안과 내부 통제 역시 중요한 변수다. 해킹이나 전산 장애 발생 시 신뢰도 하락이 곧바로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락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높아지는 만큼, 거래소의 운영 안정성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이번 하락장은 국내 거래소들에게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30% 안팎 조정을 받고, 코인게코 기준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의 24시간 합산 거래량이 달러 기준 수십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된 상황에서 기존 사업 모델의 한계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락장은 거래소의 본질적인 사업 구조를 검증하는 구간”이라며 “업비트와 빗썸 모두 수익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근본적으로 낮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정 국면이 끝났을 때 어떤 구조를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다음 사이클에서의 경쟁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