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다 심의하라고요?"...졸속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가이드라인'에 일선 교사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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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다 심의하라고요?"...졸속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가이드라인'에 일선 교사들 "분노"
  • 김지문 기자
  • 승인 2026.02.0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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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 1달 전 배포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 가이드라인'에 일선 학교 '행정 폭탄'
전교조·교총·교사노조 모두 "가이드라인 현실성 없어, 수정되어야" 한 목소리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 가이드라인 웹자보 (사진제공 : 교육부)

[녹색경제신문 = 김지문 기자] 교육부가 3월 1일부터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을 일선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로 일임하면서 일선 교사들의 반발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개인정보 보호 등의 문제를 각급 학교에 떠넘기기 위핸 행정편의주의적인 지침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월 23일 교육부는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학교의 장이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선정하려는 경우 교육부 장관이 개인정보보호 위원회와 협의하여 정한 기준 준수 및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가 필요해졌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가이드라인이 지정하는 심의 대상이 모호하고 광범위한 까닭에 겨우 1주일을 앞둔 각급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비판이 교사 모임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다.

해당 가이드라인이 학습지원 소프트웨어의 범위를 ‘학생의 개인정보를 수집·이용·처리하고 교과 성취기준과 관련된 학습 콘텐츠를 포함하며, 콘텐츠 제공기관이 학교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목적으로 개발 보급된 모든 소프트웨어’로 책정하고 있다.

이에 AI 펭톡, 똑똑!수학탐험대 등의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나 이미 정규교과에 활용하고 있는 시도교육청 학습지원 플랫폼 등도 일선 학교의 재심의를 거쳐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교사들이 업무 중 사용하는 챗 GPT나 학생 단톡방으로 운영하는 카카오톡, 학생들에게 자료 시청용으로 사용하는 유튜브 등 일상적인 소프트웨어까지 심의 대상에 오르게 됐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교육부가 아닌 각급 학교에 떠넘기는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심의의 단계를 각 학교의 학운위로 넘기며 차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학습 애플리케이션 등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 책임을 교육부가 아닌 각 학교가 지게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서울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중인 교사 S모 씨(29세)는 “이번 사안은 수고에 비해 효과가 미미한 지침 정도가 아니라 교육부의 면책 효과만 있고 학생 개인정보 보호 및 더 나은 수업과는 아무 관련 없는 대놓고 책임 떠넘기기 지침”이라며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해석을 확대, 왜곡하여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노력한 지침을 수립하느라 교육부 담당부서도 힘들었을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제거해버리는 군대식 지침보다 못하다”고 이번 지침에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전교조·교총·교사노조까지 ··· 한목소리로 ‘졸속 가이드라인 비판’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 가이드라인 공문 일부 (제공 : 교육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등 전국주요 교원 단체, 노동조합 등도 한목소리로 이번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노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장세린 사무총장은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정보 유출 시 책임 소재를 학교에 떠넘기게 되는 것도 유감이지만, 이제 2월달에 학운위가 시작되면 당장 한 학교당 몇백 개의 소프트웨어를 심의를 해야 하고 선생님들은 지금 그 문서를 만드셔야 되는 상황에 처해버렸다”며 “교사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기술들 중 해당 프로그램들과 클라우드 기술이 들어가지 않은 기술이 없다. 이 모든 걸 지금 다 심의를 하게 생기면 학교에서 정말 다양한 교육 자료나 콘텐츠를 심의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 챗 GPT에 질문만 한다 해도 학운위 심의를 거쳐서 써야 되게 된 상황인데, 이런 상황이 교육 정보화라는 시대적인 흐름에 맞는가 의문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장승혁 대변인은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일선 학교 선생님들이 그 개인 정보를 취급하는 부분들은 사실 선생님들도 굉장히 부담이 많다”라며 “기본적으로 선생님이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나 아니면 개인정보 보호 관련교육을 전문적으로 이수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 있는 위치가 아니라 교육 전문가로 임용되고 교육을 위한 내용들을 고등교육에서 받고 관련 자격증을 받고 임용되는 것”이라고 현장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장승혁 대변인은 “학습 지원 프로그램 정보까지도 다 관리하라면서 단위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운영을 떠넘기는 부분들은 저희로서는 교육부가 행정기관으로서 업무를 방기하고 있지 않나 하는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라든지 거기에 대한 관리 감독의 주체는 행정기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이 담당하고 학교는 교육 전문 기관으로서 교육 과정에 대한 내용과 책임을 지는 그런 형태로 책임 권한 관계가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경희 전교조 대변인은 해당 가이드라인에 대한 <녹색경제신문>의 질문에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학습지원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리는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검증을 할 수 없다”며 “교육부가 주도해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 학교에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확인만 거치는 단계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한편 교사노조는 국회를 방문해 각 의원실에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선정 가이드라인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직접행동을 진행 중에 있다.

김지문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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