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실증 앞세운 전략…상향 평가 근거로 작용
몸값 재평가에 상장 카드도 다시 떠올라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피지컬 AI 전략 발표 이후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나믹스 상장을 통해 재무 여력을 확대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되며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향한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다. 증권가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양산과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를 상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KB증권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를 128조원으로 평가했다. 2035년 연간 960만대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15.6%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한 결과다. 매출은 2883억달러, 영업이익은 44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테슬라와 현대차의 시가총액 비교 분석을 통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가치를 993억달러(약 146조원)로 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제품별 예상 매출에 주가매출액비율(PSR)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2027년 보스턴 다이나믹스 영업가치를 380억6천100만달러(53조3천억원)로 추산했다.
증권가에서는 기술 경쟁력과 실사용 데이터 축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 재평가 여지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몸값을 끌어올린 배경에 현대차그룹의 AI 로보틱스 전략이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해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밸류체인을 내부에서 완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제조 인프라와 공정 제어, 생산 데이터를 제공하고, 현대모비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 개발을 담당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및 공급망 흐름 최적화에 나선다.
피지컬 AI의 학습과 검증 과정도 자체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내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개소해 로봇의 실제 활용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그에 맞는 행동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후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을 투입해 제조 현장에서 안전성과 품질을 검증한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다시 RMAC로 가져와 재학습을 반복하며 성능을 고도화하는 구조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차별화 요소로 평가된다. 중국 휴머노이드 스타트업들이 빠른 양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현대차그룹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검증을 통해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단순 시연이나 연구 단계를 넘어 ‘현장에 투입 가능한 로봇’을 만드는 데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한편 비상장사인 보스턴 다이나믹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현대차그룹이 상장을 검토할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양산 가능성과 실수요가 동시에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상장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며 “시장 환경도 과거보다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진 휴머노이드 사업에 대한 시장 평가가 낮았지만, 아틀라스 공개 후 재평가가 이뤄지며 상장 여건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상황을 고려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포함한 IPO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 다이나믹스 상장이 현실화되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현대차그룹은 자금 운용 부담을 덜 수 있다”며 “향후 4년간 26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 계획을 감안하면 상장의 재무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