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국 추적 관찰 종료… 7월 ‘탑라인’ 공개 거쳐 내년 초 BLA 신청 예정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TG-C(구 인보사)' 성분 논란에 따른 손실로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던 코오롱생명과학 주주들이 결과에 불복하고 항소하면서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의 '사법 리스크' 불씨는 남게 됐다. 다만 1심에서 TG-C의 임상 효능을 사실상 인정받은 만큼 코오롱그룹 바이오 계열사가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코오롱 관계자는 주주들의 항소 제기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1심 결과를 존중한다"며 "TG-C는 우여곡절 끝에 본 궤도로 돌아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1심에서 TG-C의 기술력과 임상 실체를 부정하지 않은 만큼 오는 7월 공개될 미국 임상 데이터 등 실질 성과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지난 15일 소액주주 300여 명이 코오롱티슈진과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코오롱생명과학 사업보고서 등에 기재된 성분 정보에 '거짓'이나 '누락'은 일부 있었지만,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만큼의 '중요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리적으로 성분 명칭의 차이가 의약품으로서의 실질 가치를 훼손해 투자 판단을 오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면서 고의로 속였다는 주주들의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TG-C는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다. 핵심 원리는 인체에 주입한 세포가 '티지에프-베타1(TGF-β1)' 단백질을 분비해 관절 내 환경을 재생 친화적으로 바꾸는 데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2015년 완료된 미국 임상 2상에서 인보사의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 효과가 24개월 유지되는 점을 입증하며 3상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7년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나 2019년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2019년 국내 허가가 취소됐다. 이후 코오롱은 식약처의 취소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올 상반기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다.
국내 소송 결과가 미국 임상 중단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코오롱 측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일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시장에서 TG-C는 2020년 FDA의 임상 재개를 승인받은 후 2024년 7월 1066명의 환자에게 투약을 마치고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오는 3월 환자 추적 관찰이 끝나면, 핵심 지표인 통증 완화(VAS)에 대한 탑라인(Top-line) 데이터가 7월 공개된다. 이후 10월 독립적으로 진행된 두 번째 임상 3상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2027년 초에는 FDA 품목허가(BLA)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오롱 측은 "임상 3상에서의 관건은 1회 주사 후의 VAS 지표에 달려 있다"며 "TG-C가 미국 임상 2상에서 이미 24개월간 지속 효과를 입증한 만큼 VAS 데이터도 성공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약 개발 특성상 한국 3상과 미국 2상에서 효과가 좋았더라도, 미국 내 1000명이 넘는 대규모 다인종 군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유전자 치료제 특성상 미국 보험사와의 약가 협상, 생산 공정(CMC)에 대한 실사 등 추가 절차도 밟아야 한다.
이에 관련 코오롱 측은 "미국 임상 2상에서 다인종 대상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고, FDA가 2020년 3상 재개 시 기존 데이터의 신뢰도에 근거해 결정을 내린 만큼 새로운 리스크가 3상에서 나올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스위스 대형 제약사 론자와 협업하면서 수천 억 규모에 달하는 투자도 유치한 만큼 자금 리스크도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TG-C 허가 성분과 다른 신장세포 성분으로 제조·판매해 160억 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로 2020년 7월 이웅열 명예회장을 기소했다.
이 회장은 성분이 바뀐 사실을 미리 알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점, 약사법상 허가 취소 사유와 별개로 신약으로서의 실질 효능이나 안전성 자체에 결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2024년 11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전 회장에 대한 형사 재판 2심 선고는 2월 5일 열릴 예정이다. 1심 판결이 2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보영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