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KV'로 표절 논란 빚은 '디나미스 원'... 리스크 떠안은 외부 수혈 전략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공격적인 장르 확장을 선언한 엔씨소프트가 서브컬처 장르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전 표절 논란을 몰고 온 ‘디나미스 원’과의 협업을 선택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15일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 ‘디나미스 원’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엔씨는 이번 투자를 통해 ‘디나미스 원’이 개발 중인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 AT(가칭)’의 국내외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했다.
‘프로젝트 AT’는 ‘마법’과 ‘행정’을 핵심 테마로 내세운 신전기(新伝奇) 세계관의 서브컬처 RPG다.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는 “우수한 개발 히스토리와 실행력을 입증한 외부 개발사에 대한 전략적 투자”라며 “장르별 개발 클러스터 확충과 글로벌 퍼블리싱 경쟁력 강화를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장르 확장 행보로만 보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 요소를 안고 있다. 투자 대상인 ‘디나미스 원’이 과거 서브컬처 팬덤 내에서 논란을 일으킨 ‘프로젝트 KV’의 개발사이기 때문이다.
‘디나미스 원’은 넥슨게임즈에서 ‘블루 아카이브’ PD를 맡았던 박병림 대표를 중심으로 설립된 신생 개발사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프로젝트 KV’가 ‘블루 아카이브’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이용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잡음이 확산됐다.
논란은 단순한 표절 시비에 그치지 않았다.
‘디나미스 원’은 해당 프로젝트의 개발 중단을 발표했으나,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넥슨게임즈의 미공개 프로젝트 유출 혐의와 관련해 수사를 진행했다. 넥슨게임즈 역시 “일부 인사들이 장기간 계획 하에 미공개 게임의 핵심 정보를 무단 유출한 뒤 신규 게임 개발에 활용하기로 모의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이처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엔씨가 협업을 결정한 배경에는,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간절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엔씨는 ‘리니지’ IP를 축으로 MMORPG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해 왔다. ‘리니지M’의 흥행으로 한동안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했지만, 장르 시장의 경쟁 심화와 이용자 피로도 누적이 맞물리며 실적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존 핵심 장르만으로는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된 셈이다.
이에 엔씨는 슈팅, 모바일 캐주얼 게임 등 비(非)MMORPG 장르로의 확장을 공언했고 서브컬처 게임 역시 주요 대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외 매체 게이밍온폰(Gamingonphone)에 따르면 ‘붕괴: 스타레일’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약 4억2070만 달러(약 60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 매출 2억 달러를 넘긴 서브컬처 게임도 5종에 달한다.
반면 엔씨는 2024년 8월 출시한 서브컬처풍 게임 ‘호연’을 통해 장르 시장의 높은 장벽을 체감했다. 콘텐츠 구성과 캐릭터 설계, 팬덤 소통 전반에서 혹평을 받으면서 흥행에 실패한 ‘호연’은 내달 19일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씨가 선택한 해법은 내부 개발 역량 보완이 아닌 외부 IP 수혈이다. 서브컬처 장르에 전문성을 갖춘 개발사에 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엔씨는 앞서 빅게임스튜디오에 투자해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디나미스 원’의 경우, 단순한 신생 개발사가 아닌 논란과 수사 이력이 공존하는 파트너라는 점에서 부담의 무게가 다르다. 퍼블리셔인 엔씨 역시 향후 ‘프로젝트 AT’의 성과 여부와 무관하게, 브랜드 리스크와 여론의 평가를 함께 떠안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서브컬처 팬덤이 게임성뿐 아니라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태도, 소통 방식, 브랜드 이미지 전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AT’는 시작부터 높은 허들을 안고 출발한 셈이다.
성패는 ‘프로젝트 AT’의 완성도뿐 아니라, 엔씨가 서브컬처 팬덤과의 신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회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