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외식 프랜차이즈, PEF의 ‘안전 자산’이었지만
피자헛 판결, ‘차액가맹금’이 리스크로 전환되다
돈만 남기고 떠나는 구조, 이제는 시장이 거부한다
우정소갈비가 보여준 ‘엑싯 목적 프랜차이즈’의 한계
기영F&B 사례, 상생 없는 프랜차이즈의 말로
상생이 밸류가 된 시대
엑싯만을 위한 프랜차이즈’는 정리 대상이 된다‘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대법원이 한국피자헛의 차액가맹금을 부당이득으로 판단한 판결은 단순한 개별 분쟁의 종결이 아니다. 그동안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을 지탱해 온 수익 구조, 그리고 이를 전제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온 사모펀드(PEF) 모델 전반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번 판결로 인해 그동안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외식·커피 프랜차이즈를 사들였던 사모펀드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매각(엑시트)단계에서 구조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피·외식 프랜차이즈, PEF의 ‘안전 자산’이었지만
최근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는 매머드커피를 약 1000억 원에 인수하며 일본 저가 커피 시장 공략을 공식화했다. 리딩에이스캐피탈 역시 명륜진사갈비 운영사 명륜당을 제외하고 샤브올데이 운영사 올데이프레쉬만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겉으로 보면 PEF의 프랜차이즈 투자는 여전히 활발하다. 그러나 투자은행(IB) 업계 내부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인수 단계보다 향후 매각 가능성, 즉 ‘엑시트 리스크’가 더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점포 수 증가와 매출 성장만 입증되면 매각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가맹점주와의 소송 이력, 차액가맹금 구조, 공정위 조사 여부가 밸류에이션을 직접 깎아먹는다”고 말했다.
피자헛 판결, ‘차액가맹금’이 리스크로 전환되다
대법원은 피자헛이 가맹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받아온 점을 문제 삼아 부당이득 반환을 확정했다. 이는 차액가맹금이 더 이상 ‘관행’이라는 이유로 용인될 수 없다는 사법부의 명확한 신호다.
현재 BBQ, bhc, 교촌, 맘스터치,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를 포함해 약 20여 개 브랜드가 유사 소송에 휘말려 있다. 판결 이후 이들 소송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특히 과거 계약을 대상으로 한 소급 반환 청구가 잇따를 경우, 본사뿐 아니라 해당 브랜드를 인수한 PEF 역시 예상치 못한 법적·재무적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고 본다.
돈만 남기고 떠나는 구조, 이제는 시장이 거부한다
그동안 일부 사모펀드와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점 수를 빠르게 늘리고, 필수품목을 확대하며, 물류·광고 마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에 의존해 왔다. 이 모델은 단기간 실적을 부풀리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가맹점주들의 생존을 담보로 한 구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은 이 같은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비자 여론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행태에 점점 민감해지고 있고, 가맹점주들은 집단 대응과 법적 투쟁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사법부까지 개입하면서 ‘돈놀이형 프랜차이즈’에 대한 사회적 허용 범위는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우정소갈비가 보여준 ‘엑싯 목적 프랜차이즈’의 한계
최근 논란이 된 우정소갈비 사례 역시 이 같은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브랜드는 외형 확장을 거듭했지만, 가맹점주와의 갈등과 수익 구조 논란이 이어지며 결국 오너의 엑싯 의도가 프랜차이즈 운영의 출발점이 아니었느냐는 의문을 낳았다.
프랜차이즈를 ‘함께 오래 갈 사업’이 아니라 ‘언젠가 팔기 위한 포장 상품’으로 설계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가맹점주와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돌아온다. 시장에서는 이런 구조를 더 이상 성장 스토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영F&B 사례, 상생 없는 프랜차이즈의 말로
기영F&B 사례는 상생을 외쳤던 프랜차이즈가 어떻게 신뢰를 잃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정감사장에서 “가맹점과 함께 가겠다”고 공언했던 이기영 회장은, 이후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점주들에게 소송 취하를 종용했다는 녹취가 공개됐고, 가족회사로 의심받는 관계사를 통한 고가 납품과 내부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점주들은 필수품목 강매와 과도한 물류 마진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반면, 오너 일가는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분노는 커졌다. 법조계에서는 국감 발언의 진실성 여부까지 문제 삼고 있다.
상생이 밸류가 된 시대
모든 사모펀드 인수가 실패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역전할머니맥주 사례처럼 가맹점과의 상생을 전제로 구조를 개선하고,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키운 경우에는 오히려 수익성과 고용, 점포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도 있다.
시장은 이제 분명한 선택을 하고 있다.
가맹점주를 희생시켜 만든 수익은 판결과 여론이라는 비용으로 되돌아오고, 그 비용은 결국 매각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엑싯만을 위한 프랜차이즈’는 정리 대상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피자헛 판결을 계기로 상생 없는 프랜차이즈 모델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의 생존 없이는 지속될 수 없고, 지속되지 않는 브랜드에는 엑싯도 없다.
돈에만 집착한 프랜차이즈, 엑시트만을 목표로 설계된 브랜드는 이제 투자 대상이 아니라 정리 대상이 되고 있다.
시대는 바뀌었고, 시장은 이미 그 변화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기영에프앤비 는 자기들이익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