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중 'IT·정보보안 시스템 담당' 우리FIS만 CEO 교체...조직개편 연장선상인 듯
업계 "우리금융, 증권사 출범·보험사 인수로 소비자보호·내부통제 강화 필요성↑"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소비자보호에 방점을 찍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소비자보호부문을 새롭게 만들고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를 지주에 별도로 선임하는 동시에, 그룹의 IT·정보보안 시스템을 책임지는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우리투자증권 출범과 동양·ABL생명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한 만큼, 그에 맞춰 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수준 역시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9일 우리금융은 조직개편 및 11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완료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소비자보호부문을 신설하고, 해당 부문을 지휘할 CCO를 선임했다. 은행 등 자회사 CCO가 그룹 CCO를 겸직하던 체제에서 벗어나 지주가 별도로 CCO를 선임한 것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우리금융이 처음이다.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강화에 대한 우리금융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부문을 중심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전 계열사의 소비자보호 정책과 운영 현황을 총괄·관리할 것"이라며 "지주 차원의 독립된 컨트롤타워를 구축함으로써 그룹 전반의 소비자보호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고 전했다.
첫 CCO 자리에는 고원명 상무가 앉았다. 고 상무는 지주 ESG경영부장 출신으로 ESG 분야에서 지속가능경영과 이해관계자 보호 관련 업무에서 큰 성과를 거둔 인물로, 앞으로 그룹 공통의 소비자보호 기준과 체계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내부통제 문제나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의 책임 주체를 이전보다 뚜렷하게 했다고 보면 된다"며 "이는 책무구조도 강화 등을 통해 문제 발생 시 각 자회사가 아닌 그룹의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려는 금융당국의 기조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권익 제도 및 내부통제·준법감시 체계 개선 경험이 풍부한 ESG 전문가를 CCO로 선임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금융이 소비자보호 강화를 단순한 경영 항목 중 하나가 아니라 주요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CEO 임기가 만료된 11개 자회사(우리금융캐피탈·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신탁·우리금융저축은행·우리자산운용·우리벤처파트너스·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우리금융에프앤아이·우리신용정보·우리펀드서비스·우리FIS) 중 10개사는 기존 대표들의 1년 유임을 결정하고 우리FIS만 리더십 교체를 결정했다는 점도 우리금융의 소비자보호 강화 의지가 한층 강력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우리FIS 신임 대표 후보로는 우리은행과 지주에서 디지털·핀테크·정보보호 관련 주요 보직을 역임한 고영수 전 우리은행 정보보호그룹 부행장을 추천됐다.
우리금융은 우리FIS의 CEO 신규 선임에 대해 "IT 거버넌스 개편 이후 리더십 전환과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이번 인사가 소비자보호 강화에 초점을 맞춘 올해 조직개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FIS가 우리금융의 IT 서비스 전문 자회사로서 소비자보호와 직결되는 정보보안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FIS는 각 계열사의 각 계열사의 통합 IT 시스템 관리 및 개발, 대내외 시스템 통합(SI) 등을 수행하는 한편, 그룹의 보안 정책과 프레임워크 또한 IT 기술 측면에서 구현하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증권사 출범 및 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이라는 외형을 갖추게 됐다는 것은 그룹 전반의 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 수준을 이전보다 높여한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특히나 보험의 경우 불완전판매와 보험금 미지급 등의 소비자보호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업종인 만큼, 새롭게 보험사를 품게 된 우리금융으로서는 소비자보호·내부통제 강화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전략부를 신설해 전략부문 산하로 편제했으며, 기존 사업포트폴리오부를 사업성장부로 변경했다. 글로벌전략부는 각 자회사의 글로벌사업 방향 제시 등 그룹 전체의 글로벌 전략 수립과 지원 역할을, 담당하며, 사업성장부는 보험·증권 및 자산운용 계열사를 집중 관리·육성하는 역할을 각각 담당한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우리금융이 은행, 보험, 증권을 온전히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맞이하는 새로운 시작점"이라며 "자회사별 전문성과 역량이 결집된 그룹 시너지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종합금융그룹다운 저력을 더욱 단단히 다져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