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베어링 2세 경영 본격화… 감사보고서는 ‘적정’, 숫자가 보여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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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베어링 2세 경영 본격화… 감사보고서는 ‘적정’, 숫자가 보여준 과제
  • 한순구 기자
  • 승인 2026.01.08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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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은 모두 ‘적정’… 형식적 문제는 없어
매출은 늘었지만 원가 부담 확대… 다만 2024년엔 일부 개선
차입금 구조는 개선 중이나 부담은 잔존
美 투자와 맞물린 자금 운용 변화
반복된 동반성장 평가는 ‘구조적 과제’
숫자가 말하는 ‘다음 단계’
이동섭 일진그룹 부회장 [사진=일진그룹]
이동섭 일진그룹 부회장 [사진=일진그룹]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국내 자동차 베어링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일진베어링을 핵심 계열사로 둔 일진그룹이 이동섭 회장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처음 공개된 최근 감사보고서에서 외부 감사인은 ‘적정의견’을 제시했다. 회계 처리나 계속기업 측면에서 중대한 문제는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감사보고서 4종을 종합해 보면, 수익성·자금 구조·내부 관리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한 지점들도 함께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 감사의견은 모두 ‘적정’… 형식적 문제는 없어

일진글로벌홀딩스(별도·연결), 일진글로벌(별도·연결) 등 최근 공시된 감사보고서 4종에 따르면, 외부 감사인은 모두 재무제표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작성됐다고 판단했다. 한정의견이나 부적정 의견, 계속기업 관련 강조사항은 없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서도 중대한 취약점은 지적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공식적으로 드러난 회계 리스크는 없는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  매출은 늘었지만 원가 부담 확대… 다만 2024년엔 일부 개선

감사보고서와 과거 실적을 종합하면, 일진글로벌의 외형 성장은 분명하지만 수익성 지표는 같은 속도로 따라가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019년 5,585억 원에서 2023년 1조7,024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으나,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약 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019년 대비 2023년에 2.8%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 규모 자체는 유지됐지만, 매출 증가 속도에 비해 이익이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낮아진 셈이다. 순이익 역시 2021년 2,150억 원을 정점으로 2023년에는 1,6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만 최근 공개된 2024년 감사보고서에서는 일부 개선 흐름도 확인된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약 1조7,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가량 늘었고, 매출원가율은 76.9%로 전년보다 2%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14%대 중반으로 회복됐다.

업계에서는 “직수출 확대와 해외 생산 비중 증가는 매출 성장에 기여했지만, 2023년까지는 물류비·원가 부담과 환율 변동성이 수익성을 압박했다”며 “2024년 들어서는 생산 효율 개선과 비용 구조 조정 효과가 일부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개선 흐름이 일회성에 그칠지, 중장기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추가적인 실적 확인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  차입금 구조는 개선 중이나 부담은 잔존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비유동부채 감소 등 긍정적인 변화도 확인된다. 다만 연결 기준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여전히 3천억 원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차입 구조 특성상,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은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대목으로 꼽힌다.

 

■  美 투자와 맞물린 자금 운용 변화

이동섭 회장 취임 이후 일진은 2024년 미국 앨라배마주 오번시에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알루미늄 단조품 생산 공장을 신설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2세 경영 체제 출범 이후 첫 대형 해외 투자로, 북미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감사보고서에서는 이와 맞물려 자산 구성과 현금 운용 방식에 변화가 나타났는데,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공격적 투자 국면으로의 전환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투자 확대 국면일수록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  반복된 동반성장 평가는 ‘구조적 과제’

한편, 최근 감사보고서와는 별도로 일진글로벌은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4년 연속 ‘미흡’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는 협력사 거래 구조와 상생 정책 측면에서 개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감사보고서만 놓고 보면 문제는 없지만, 재무 지표 흐름과 외부 평가를 함께 보면 2세 경영 체제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보다 선명해진다”며 “성장 투자와 내실 경영을 동시에 관리하는 능력이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숫자가 말하는 ‘다음 단계’

일진베어링은 글로벌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감사보고서는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해준다. 동시에 수익성 관리, 차입 구조, 협력사 관계라는 과제도 함께 드러냈다.

2세 경영 출범 이후 첫 감사 성적표가 공개된 만큼, 향후 숫자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이동섭 회장 체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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