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된 주거 구조에 물류 효율 ‘한계’
이커머스, 호남권서 ‘확장’보다 ‘유지’ 고민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젊은 소비자가 사라진 지역에서 이커머스가 과연 성장할 수 있을까. 가파른 인구 절벽에 직면한 호남권은 지금, 온라인 유통 산업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남을 포함한 호남권 인구는 2000년 약 203만 명에서 올해 7월 1일 기준 약 175만 명으로 감소했다. 20여 년 사이 약 14% 가까이 인구가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인구 감소가 아니다. 연령 구조 변화가 훨씬 더 급격하다. 지난 2000년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던 유소년 인구(0~14세)는 올해 9.9%까지 떨어졌다. 미래 소비층이자 지역 경제의 지속성을 떠받칠 인구 기반이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는 셈이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역시 같은 기간 66.6%에서 62.8%로 감소했다. 비중 감소 폭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전체 인구가 줄어든 상황에서의 하락이라는 점에서 체감 충격은 크다. 반면 고령 인구(65세 이상) 비중은 13.4%에서 27.4%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호남권은 이미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오는 2052년 호남권의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44%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지역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생산 연령층이 되는 구조다.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는 이커머스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젊은 층 비중 감소는 곧 온라인 소비 수요 축소로 이어지며, 고령 인구 비중이 높아질수록 디지털 서비스 도입과 온라인 구매 전환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
실제 현장 체감도 비슷하다. 최근 기자가 찾은 전남 목포의 모습은 20년 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주변에는 문을 닫은 예식장들이 적지 않았다. 학생 수 감소로 학교 통폐합 논의가 이어지는 지역도 늘고 있다. 젊은 인구가 빠져나간 지역의 풍경은 이미 일상 속에서 확인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리적 특성 역시 호남권 이커머스 사업 확장의 걸림돌로 꼽는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호남 지역은 주거지가 마을 단위로 흩어져 있고, 마을 간 거리도 긴 편”이라며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한 집약적 배송 구조를 만들기 어렵고, 배송 효율과 비용 경쟁력 모두 불리하다”고 말했다.
즉, 수도권처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과 달리, 같은 물류 비용을 투입해도 처리할 수 있는 주문량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호남권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분산된 지리 구조가 맞물리며 이커머스 기업 입장에서 ‘확장’보다는 ‘유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장으로 남고 있다. 대규모 물류 투자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행하기에는 소비 기반과 성장성 모두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 깔린다.
가파른 인구 절벽 앞에서, 이커머스가 호남권에서 새로운 성장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