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대거 출시했지만 반등 미미
폭스바겐 1~11월 4500대 판매하며 전년 比 반토막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두 브랜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우디는 올해 전략 신차를 대거 출시했지만 작년 대비 소폭 반등에 그쳤고, 폭스바겐은 작년대비 절반 가까이 판매량이 줄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아우디는 1만 252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8386대)에 비해 판매량이 22.3% 증가했지만, 올해 전략 신차를 대거 출시하며 점유율 반등을 천명했던 것에 비해서는 성과가 초라하다.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한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16개 신차를 출시하겠다”며 반격을 선언했다. 스티브 클로티 사장은 신년 간담회에서 “지난해(2024년)는 내실을 다진 해, 올해는 리셋과 반등의 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 따르면 아우디의 국내 연간 판매는 2021년 2만 5615대, 2022년 2만 1402대(전년 대비 -16.4%)
2023년 1만7,868대(-16.5%)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9,304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47.9% 급감,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만 대 클럽’에서 탈락했다.
올해 국내에 투입한 핵심 신차는 Q5·A5 부분변경, 전기 SUV Q6 e-트론, 전기 세단 A6 e-트론 등을 포함한 16종이다. 이들 차량이 라인업 공백을 상당 부분 메꾸며 상황은 일부 개선됐지만, 투입시킨 신차 대비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는 하다는 평가다.
폭스바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KAIDA 자료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국내 판매는 2022년 1만 5791대, 2023년 1만 247대, 2024년 8273대로 매년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순위도 2022년 4위 → 2023년 7위 → 2024년 9위로 추락했다.
올해는 “골프·아틀라스·ID.4·ID.5 등 신차 4종으로 반등한다”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11월까지 누적 판매는 4500대에 그쳤다. 작년 한 해 판매량(8,273대)과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특히 전기 SUV ‘ID.4·ID.5’가 올해 들어 2,200대 이상 팔리며 폭스바겐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전기차 비중은 급증했지만,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라인업에서는 경쟁 브랜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 수입차 전문가는 “폭스바겐은 유럽에서는 선두권이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부재’와 맞물려 볼보·렉서스·토요타, 심지어 중국 브랜드 BYD보다도 소비자 선택지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디젤게이트 여파? 중구난방 프로모션 정책에 서비스 인프라도 부실
두 브랜드 모두 지난 2015년 디젤게이트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년이 지난 사건이지만 당시 폭락한 판매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썼던 고육지책들이 '꼬인 스텝'이 돼 지금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우디는 디젤게이트 이후 공격적인 ‘초대형 할인’으로 판매 회복을 시도했지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 불신이 더 커졌다. 딜러사마다 할인율이 크게 달랐던 ‘Q7 고무줄 할인’ 논란과 A3 일부 모델에서의 극단적 떨이 프로모션은 “제값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 같은 정책은 딜러사 재무 악화로 이어졌다. 최근 보도와 업계 전언 따르면 아우디코리아 주요 딜러사 8곳 중 6곳이 적자를 기록했으며, 핵심 딜러사인 고진모터스는 2023~2024년 2년간 약 450억 원 규모 순손실을 냈다. 영업 현장에서는 “딜러가 손해를 감수하며 할인 경쟁을 벌이니 사후 서비스나 고객 케어 역량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나온다.
딜러사가 휘청이면서 서비스 네트워크 역시 취약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내 소비자 요구가 상품·서비스 개선에 반영되지 않는다”, “센터 수는 그대로인데 예약은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24년에는 서초·성수 등 일부 서비스센터가 폐업하거나 철수하면서 ‘정비 공백’ 우려까지 불거졌다. 잦은 고장, 높은 수리비, 긴 대기 기간 등 고질적 불만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도 사정은 비슷하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는 일부 상품에서 최대 연 13%대 고금리 할부가 적용된다는 비판을 받으며 “차는 싸게 주고 금융으로 회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비 인프라의 한계도 판매 부진을 부추겼다. 전기차 ID.4·ID.5의 전용 냉매(R744) 관련 에어컨 고장 수리에서 일부 지역 센터가 장비 고장 등으로 몇 달씩 대기해야 하는 사례가 보도되며, 폭스바겐은 전동화 확대로 늘어난 정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논란에 시달렸다.
업계 관계자는 “두 브랜드 모두 ‘신차를 많이 내면 자연스럽게 반등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딜러사 수익 구조, 금융·프로모션 정책, 서비스센터 접근성까지 함께 재정비하는 구조적 개선 없이는 한국 시장에서 위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