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중위권 거래소로 일부 수요 이동 가능성 제기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최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대규모 해킹 사고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으면서 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경쟁 거래소인 빗썸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보안 체계를 강조하며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디지털자산 투자자들의 이동 흐름이 단기적으로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비트는 지난 11월 27일 새벽 솔라나 네트워크 계열 자산에서 비정상적인 출금이 포착되자 즉시 입출금 전면 중단과 지갑 시스템 교체에 나섰다. 회사는 사고 직후 전사적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지만, 국내 최대 거래소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라는 점에서 충격은 상당했다. 업계에서는 업비트의 보안 수준이 그동안 업계 평균 이상으로 평가받아왔던 만큼, 이번 사고가 투자자들의 신뢰 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업비트는 국내 시장에서 거래액 기준 약 70~80%의 점유율을 장기간 유지해 왔다. 그만큼 거래 집중도가 높은 구조였던 만큼 사고의 파급력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은 단일 플랫폼 쏠림 현상이 크다 보니 사고 발생 시 충격도 비례해 커진다”며 “일부 이용자들은 단기적으로 타 거래소로 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빗썸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조명받고 있다. 빗썸은 최근 1~2년간 대규모 해킹 사고 없이 운영을 이어가며 보안 관리 기조를 강화해 왔다. 빗썸의 실명계좌 제휴은행인 국민은행 역시 높은 보안 기준을 요구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어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큰 사고가 한 번 터지면 ‘가장 안전해 보이는 곳’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일부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입출금 지연이 우려돼 빗썸으로 일부 자산을 옮겼다”,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멀티 거래소를 병행하겠다”는 반응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업비트는 보안 점검 기간 동안 모든 디지털자산의 입출금을 중단했다가 네트워크별로 순차 재개하고 있어, 단기 불편을 겪은 투자자들의 이동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장기적인 점유율 이동이 실제로 발생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업비트는 국내 최대 거래소로 자리잡은 만큼 강력한 사용자 기반과 높은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알트코인 거래가 업비트에서 이뤄지는 구조 또한 점유율 회복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한 디지털자산 전문가는 “단기적으로 일부 이동이 생길 수 있으나, 업비트는 국내에서 압도적인 체급을 가진 플랫폼”이라며 “근본적으로 신뢰가 무너지지 않는 한 시장 지형을 뒤흔들 만큼의 이탈이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사고 이후 ‘당분간 신중 모드’로 전환하는 투자자들은 분명 존재한다. 특히 최근 국내·외에서 디지털자산 보안 사고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이 거래소 선택에서 ‘안전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고려한다는 흐름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는 업비트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불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빗썸뿐만 아니라 코인원, 고팍스 등 중위권 거래소들도 보안 강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어, 업비트의 독주 체제가 예전만큼 견고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히 빗썸은 최근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정비를 강화하며 “안전한 거래소”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해 왔다.
업비트는 이번 해킹 사고와 관련해 “회원 자산 피해는 없다”며 전량 보전 방침을 밝히고 있으며, 지갑 시스템 점검을 통해 취약점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고 이후 모든 네트워크의 입출금을 순차 재개하며 정상화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디지털자산 업계 전반의 보안 기준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 간 경쟁 구도가 ‘상장 코인 수’나 ‘수수료’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준에 맞춘 보안 역량과 실시간 대응 능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