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KT가 차기 대표 선임 작업에 착수하면서 주요 금융 계열사인 케이뱅크와 BC카드의 경영진 인사에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KT는 해킹 사고와 경영 신뢰도 하락의 여파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CEO와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지배구조 변화가 금융 계열사 인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김영섭 KT 대표가 연임을 공식적으로 포기한 가운데 금융 계열사 대표 인선에 시선이 쏠린다. KT 자회사인 BC카드 최원석 대표와 케이뱅크 최우형 은행장 역시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된다.
가장 큰 관심은 케이뱅크 최우형 대표의 거취다. 최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케이뱅크 출범 이후 첫 연임 사례가 된다. 그는 2024년 취임 이후 실적 개선을 이끌며 분위기 반전을 견인했다.
케이뱅크는 올 3분기까지 누적 10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년 연속 1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수익 창출 역량을 입증했다. 3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1497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0만 명 늘었으며, 10월 초에는 1500만 명을 돌파했다.
최 행장은 금융당국 규제 환경 속에서도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며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업계의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단기 실적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가상자산 연계 사업, 외부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 신사업 탐색 등 중장기 로드맵을 세운 것도 연임 명분으로 거론된다.
이와 더불어 케이뱅크는 두 차례 상장 철회를 경험한 만큼 IPO 재추진 과정에서 리더십의 연속성과 추진 동력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상장 성공 여부와 투자자 신뢰 확보가 중대 과제로 남아 있어, 경영 공백이나 전략 변화는 리스크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새 대표 체제를 출범할 경우 케이뱅크 경영진 인사의 시기와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C카드도 비슷한 구조적 변곡점에 서 있다. 최원석 대표는 올해 말 3연임을 마치고, 4연임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그는 2021년 취임 후 네 차례 연임을 통해 조직 안정화와 사업 기반 확장을 추진해왔다. 자체 브랜드 카드 출범, 인공지능(AI) 기반 결제 플랫폼 경쟁력 강화, 데이터 사업 확장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최근 결제 시장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BC카드의 기술 투자 확대가 긍정적 평가를 받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매입업무 중심의 전통적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BC카드는 올해 3분기 영업수익 2조5045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매입업무수익이 2조9400억원으로 비중이 83.6%에 달한다. 반면 자체카드 수수료 수익은 402억원에 그쳤다.
또한 세대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1963년생인 최 대표는 카드업계에서 최연장자에 속한다. 지난해 다수 카드사가 대표 교체에 나선 가운데, 그는 2011년 KT의 BC카드 인수 이후 4연임을 이어오며 장기 집권 체제를 유지해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KT 대표 인사를 둘러싼 움직임은 계열 금융사의 리더십 변화와 맞물리며 그룹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계열사 인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했다. 오는 16일까지 차기 대표이사 사장 후보를 공개 모집하며, 지원자를 포함해 외부 전문기관 추천 후보, 주주 추천 후보, 사내 후보 등을 종합해 후보군을 꾸릴 예정이다. 연말까지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