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에너지 국산화 트렌드 최적임 기업, 해상풍력도 정조준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기자]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 동남풍이 불고 있다.”
그 유명한 삼국지 '적벽대전'의 키워드는 단연 바람이다. 위나라 조조의 100만 대군에 맞선 유비(촉)-손권(오) 5만 연합군은 적벽에서 절체절명의 일합을 준비한다. 방통은 조조를 속여 도하를 준비하는 대선단을 쇠사슬로 엮게 하고, 주유는 화공을 준비한다.
이때 제갈량은 제단을 쌓고 7일 간 제사를 지내 바람의 방향을 바꿔 조조의 대 선단을 불태운다. '연화계'다. 실제로는 절기 변화설이 유력하지만, 적벽의 동남풍은 불리한 전세를 일거에 뒤집는 메타포로 자주 쓰인다. 상서로운 기운의 대명사인 셈이다. 사자성어 '동풍지기(東風之氣)' 역시 봄바람처럼 기운이 넘치는 기세를 말한다.
지난 18일 북서풍 바람이 차가워졌지만, 과천시 유니슨 본사에서 만난 박원서 대표는 “풍력발전을 둘러싼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면서 “글로벌 풍력발전 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묵묵하게 토종 풍력발전의 역사를 써내려온 자부심을 바탕으로 육상풍력을 넘어 글로벌 각축장인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풍력발전 전문가다. 금융파트부터 전략기획, 재생에너지 실무를 두루 거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풍력발전 실무는 물론 기저의 거시경제, 정책, 전략에 모두 밝다.
LG CNS 금융사업부 비즈니스분석가를 시작으로 앤더슨컨설팅 컨설턴트, 로얄에셋 전략담당 상무, 레네테크 신재생에너지 사업개발본부장, 대우조선해양 풍력영업그룹장 등을 거쳐 2016년 유니슨에 합류했다. 2023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돼 유니슨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전략통인 만큼 재생에너지 정책 분야에서도 '아이디어뱅크'로 통한다.
박 대표가 이끄는 유니슨은 국내 재생에너지분야의 'ESG'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유니슨의 행보 자체가 대한민국 에너지 부문 ESG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풍력발전 개념 자체가 생소한 시기인 1984년 설립돼 40년 넘게 K-풍력발전 역사를 견인했다.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EPC(설계·조달·시공)를 비롯 조성과 운영, 유지보수사업을 수행한다.
강원풍력발전단지(98㎿)와 영덕풍력발전단지(39.6MW), 영광백수풍력발전단지(40MW), 의령풍력발전단지(18.75MW), 정암풍력발전단지(32.2MW), 영광풍력발전단지(79.6MW) 및 오미산풍력발전단지(60.2MW)가 유니슨의 작품이다. 육상풍력 부문에서는 유일무이한 토종 기업인데, 총 2.2GW 규모의 풍력발전 중 4분의 1이 넘는 600MW 가량을 유니슨이 담당했다.
유니슨은 최근 국내 재생에너지 정책의 흐름이 전환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풍력발전의 '바람'이 바뀌고 있다는 근거다. 전 정부가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강조했다면, 현 정부는 풍력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을 육성, 진흥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 및 설치비용이 큰 해상풍력은 장기적 플랜으로 육성하되 비용이 낮지만, 대신 규제가 많은 육상풍력에 규제를 완화하면서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력을 조달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은 유니슨을 비롯한 풍력발전 관계자들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풍력발전의 보급 확대와 함께 관련 산업 생태계를 적극 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해상풍력은 선행 신규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통해 국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며, 육상풍력은 장관 주재 범정부 전담반을 조속히 출범시켜 업계 인허가 문제를 일괄방식으로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연장선에서 당장 발빠른 투자가 가능한 육상풍력을 중심으로 종합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조만간 200~300MW 수준의 육상풍력 발전 입찰을 공고할 것으로 보인다. 육상 부문 토종 최강자인 유니슨의 판이 깔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박원서 대표는 “관련부처와 데이터 등을 종합하면 육상 부문에서 총 4~5GW 가량(현 누적 2.2GW) 더 설치할 수 있다고 보는데, 터빈을 비롯해 부품 국산화 흐름에 맞춰서 대량 발주를 한다면 정부의 기조대로 LCOE(균등화발전비용)를 획기적으로 낮춰 효율적인 육상풍력 발전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COE는 전력 생산 단위(kWh)당 평균 비용으로 정부는 전력생산 효율화를 위해 LCOE를 낮추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유니슨이야 말로 육상풍력 부문에서 부품 국산화와 효율적 LCOE 관리의 적임자로 꼽힌다. 그간 베스타스 등 외산 터빈 제조사가 규모의 경제와 공급 관행 등으로 육상, 해상풍력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면, 유니슨은 순수 독자기술로 4MW급 터빈부터 10MW 급 대형 터빈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국산화 흐름에 화답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고환율의 영향으로 외산 메이커 제품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밸류체인을 통해 생산한 유니슨의 터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정부는 발전부품 국산화 정책에 따라 입찰에서 이른바 에너지 안보(국산화) 점수를 별도로 부여하고, 산업 기여도 등 정성평가의 영역을 확대했다. 결국 발전단가 등이 키팩터가 되는 정량평가가 핵심인데, 유니슨은 경남 사천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어 발주 규모만 일정 수준 확보가 된다면 정량평가 영역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최근 유니슨은 글로벌 제조사에 맞서 10MW 급 중대형 터빈 개발도 완료했다. 자기자본과 정부 지원금을 포함 경상연구개발비로만 약 7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정부가 최근 육상풍력 상한가를 1㎾h 당 163.85원으로 소폭 하락한 것도 부품 국산화 기수인 유니슨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는 풍력발전 상한가를 지속적으로 하한 관리하고 있다. 결국 LCOE를 낮추기 위해서는 제조사들이 CAPEX 투자 비용을 낮출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중국산 등 저가 부품을 선택지에서 배제하고 부품 국산화를 동시에 달성하자면 사실상 옵션은 토종기업 유니슨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국산 풍력발전 산업을 육성하고, 재생에너지 대체율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발주 규모가 확보해야 한다”면서 “가령 100기 규모의 발주가 이뤄진다고 하면 우리는 이미 구축돼 있는 생산 밸류체인을 활용해 LCOE를 낮추면서 발주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슨은 육상풍력의 트랙레코드와 강점을 살려 정부가 장기 육성하려는 해상풍력 국산화 시장도 정조준하고 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사실상 베스타스 및 외산이 점령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국산 풍력발전 저변을 육성하기 위해 유니슨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과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유니슨이 연안에 설치한 4.5MW 급 해상풍력기의 이용률이 최근 100%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였다는 점이다. 발전 이용률은 유지, 보수만 잘 하면 보장되는 가동률과 별개의 개념으로, 풍력의 경우 풍량이 많아야 올라가는 수치다. 즉, 풍량이 0m/s라고 하면 이용률 역시 0이 되는 이치다. 이용률이 올라가면 출력 역시 정비례해서 올라가기 때문에 LCOE 역시 낮아지게 된다. 같은 비용으로 발전 효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 대표는 “풍력 강국인 북유럽의 경우는 풍량이 강한 지역이기 때문에 일정하게 이용률이 보장되는데,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서남권 연안에서 이런 이용률이 나왔다는 데 대해 회사나 시범사업 발주처나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육상, 해상을 막론하고 발전 효율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데이터가 이미 확보됐다는 이야기다.
말미에 박 대표는 “글로벌 대기업은 시장의 저변을 보면서 투자 호흡을 결정하지만, 유니슨은 시장의 상황과 관계없이 국내 풍력발전만 보고 한결 같이 달려온 K-풍력의 조강지처”라면서 “정부의 기조나 트렌드상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이 명확한데, 국내 에너지 부문의 ESG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영갑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