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안전보건경영 인증 증가했지만 산재는 오히려 급증…ESG 외형 갖추고 현장은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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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안전보건경영 인증 증가했지만 산재는 오히려 급증…ESG 외형 갖추고 현장은 '사각지대'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11.17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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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안전보건 인증 83.5%로 증가했지만 산재 감점 78% 급증
- ESG 공시 요구 강화로 외형 관리체계 확대, 실제 현장 안전은 악화
- 전문가 "관리체계 도입 넘어 실제 작동 여부 확인해야"
여의도 전경
여의도 전경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국내 대기업이 늘었지만 산업재해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의 인증 비율은 83.5%까지 치솟았으나, 이들 기업의 산재 감점 건수는 전년 대비 78% 늘었다. 안전보건 인증률이 54.1%, 정보보호 인증률이 32.0%로 상승했지만 산재 차감 건수는 88건에서 148건으로 68% 증가했다.​

서스틴베스트가 17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ESG 평가 결과에 따르면, 상장사 1068개와 비상장사 231개 등 총 1299개 기업의 사회 영역 관리체계 지표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률은 57.9%에서 83.5%로 25.6%포인트(p) 상승했다. 정보보호시스템 인증률도 48.3%에서 62.7%로 14.4%p 올랐다. 공급망 ESG 평가를 실시하는 2조원 이상 기업 비율은 49.9%에서 55.6%로 5.7%p 늘었다.​

투자자와 규제당국의 ESG 공시 요구 강화가 인증 확대를 이끌었다. 기업들은 ISO 45001(안전보건), ISO 27001(정보보호) 등 국제 표준 인증 취득에 나섰다. 협력사 대상 ESG 평가 체계도 구축했다. ESG 평가 등급이 자금조달 비용과 직결되면서 대기업들은 외형적 관리체계 확대에 주력했다.​

그러나 현장 안전은 뒷걸음질쳤다. 2조원 이상 대기업의 산업재해 차감 건수는 74건에서 132건으로 78% 급증했다. 전체 기업도 148건으로 전년(88건) 대비 68% 늘었다. 현대건설, 현대차, 포스코이앤씨는 본사와 종속회사 산재로 최대 60점을 차감받았다. 정보보호시스템 인증 보유 기업이 늘었음에도 정보유출 사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관리체계와 실행력 간 괴리를 지적했다. 그는 "관리체계의 양적 확대가 곧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류 대표는 "겉으로 보이는 ESG에만 치중하면 현장 안전 관리의 실효성이 약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재해와 정보보호는 기업의 핵심 ESG 리스크"라며 "관리체계 도입만으로는 충분한 예방과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투자자 관점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는 이제 관리체계 존재 여부보다 실제 작동 여부를 확인하려 한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기업은 정량적 성과 공시를 넘어 현장 실행력을 보여주는 구체적 운영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증 취득에 그치지 않고 실제 안전사고 예방과 정보보호 강화로 이어지는 실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평가에서 우수 기업도 선정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상장사 100개를 '2025년 하반기 ESG Best Companies 100'으로 뽑았다. 자산 2조원 이상 50곳에는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유한양행 등이 포함됐다. 5천억~2조원 미만 30곳에는 HK이노엔, 현대그린푸드, 동아ST 등이, 5천억원 미만 20곳에는 동일고무벨트, HD현대에너지솔루션, MNC솔루션 등이 선정됐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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