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역 갈등] EU, 중국發 이커머스 소형 물품에도 수입 관세 부과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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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무역 갈등] EU, 중국發 이커머스 소형 물품에도 수입 관세 부과하기로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5.11.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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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회원국 경제부 장관들, 테무・쉬인 상대 관세 부과로 무역 규제
▪︎ 2028년 본격 실시에 앞서 해외 수입 배송품 대상 임시 관세
▪︎ 프랑스 ‚테무 섹스 인형‘ 파문 계기, 중국 저가 이커머스 대상 규제 강화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유럽연합(EU)은 11월 13일(목요일=브뤼셀 시간) 유럽 연합 경제권 바깥(non-EU) 국가들 소속 이커머스 플랫폼으로부터 물품을 주문한 소비자에게 직접 발송된 가격 150유로(우리 돈 약 250만 원) 어치 이하의 저가치 우편 소포물에 수입 관세를 면제시켜주는 소액 면세제,  일명 ‚드 미니미스(de minimis)‘ 세관 규정이 빠르면 내년 초부터 중단된다.

EU이 27개 회원국 소속 27개국을 대표하는 각 나라 경제 및 재정부처 관련 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 의회(European Parliament)와 가진 협상 미팅에서 새해인 2026년부터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로 드 미니미스 세법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해외의 여러 언론사들이 보도했다.

Photo: Claudio Schwarz=unsplash
Photo: Claudio Schwarz=unsplash

이 같은 조치는 쉬인(Shein)과 테무(Temu) 등 중국의 저가 이커머스 사이트들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유럽연합이 중국을 상대로 한 저가 소비재에 대한 수입 관세 부과를 통한 무역 제재 강화 의도를 분명히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EU 정책 입안자들 및 정치가들은 오래전부터 초저가 중국산 제품이 유럽 경제 구역으로 흘러들어와 마구잡이로 덤핑되고 있다며 EU 시장 내 공정 경쟁 파괴와 싸구려 제품 및 포장재 폐기가 초래하는 환경적 피해를 지적해왔다.

이번 협상에서 마로시 세프코비치(Maros Sefcovic) EU 무역 커미셔너는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온 장관들을 향해 오는 2026년 1/4분기 내로 제3국  온라인 구입한 가격 150유로 어치 미만의 배송 물품의 수입 관세를 면제하는 ‚드 미니미스‘ 세법 철폐에 동의해 달라고 설득했다. 

그 결과, 새로 시행될 임시 관세법에 따라 기존 드 미니미스 규정은 폐지되고, 그 대신 해외 제3국서 발송된 150유로 미만 저가 물품에 간소화된 일시적 세관 이용료를 일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세프코비치 커미셔너는 설명했다.

이는 EU가 본래 드 미니미스 관세법 폐지 실행에 들어가기로 앞서 합의했던 계획 보다 2년가량 앞당겨 임시 실행에 돌입하게 되는 셈이다. 

유럽연합 이사회에 따르면, 유럽연합이 급변하는 글로벌 통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해온 EU 관세청과 EU 관세 데이터 허브(EU Customs Data Hub) 중앙집중시스템이 본격 가동에 들어갈 2028년까지 임시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EU는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원칙에 따라 중국의 ‚쉬인‘, ‚테무',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와 중국 저가 온라인 쇼핑몰과 직접 경쟁을 목적으로 아마존이 설립한 아마존 홀(Amazon Haul) 모바일앱 쇼핑 플랫폼들이 유럽 소비자들이 주문한 초저가 물품(의류, 액세서리, 전자제품 등)을 중국 생산지 창고에서 유럽 소비자의 배송지로 직접 배송하는 것을 허용해왔다.

슈테파니 로제(Stephanie Lose) 덴마크 경제 장관은 EU 소액 면세제의 강한 옹호자다. 사진 출처: 유럽연합 이사회
슈테파니 로제(Stephanie Lose) 덴마크 경제 장관은 EU 소액 면세제의 강한 옹호자다. 사진 출처: 유럽연합 이사회

EU 내부에서 해외서 발송된 저가 수입 이커머스 물품에 대한 통관세 면제 법안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불거지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23년부터다. 

특히 EU의 소매업계는 초저가로 공략해오는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왜곡한다며 한시라도 빨리 이를 시행해 달라고 압력을 가해 왔다.

EU 관료들은 보다 광범위한 EU 수입 관세 법안 개정이 예정돼있는 오는 2028년에 드 미니미스 수입세 면제 폐지 실행을 기약하며 최근까지 법안 시정을 미뤄오다 급기야 이번 EU 회원국 대표 장관들이 모인 비상 회의에서 전폭적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EU의 소매업계는 해외 이커머스 기업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체계적으로 EU 리테일 상법의 허점을 노려 관세를 피해오던 관행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가령, 독일의 온라인 어패럴 리테일 기업인 잘란도(Zalando)는 EU의 드 미니미스 수입관세 면제법 철폐를 강하게 주장하며 EU 관료들을 압박해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스웨덴의 리테일 업계 협회도 드디어 유럽 시장 내 공정한 사업 경쟁이 가능해졌다며 이번 소식을 반기고 있다. 이탈리아의 패션업계 로비 단체인 콘핀두스트리아 모다도 모든 수입 물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없이 유럽의 직물 및 의류 업계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이번 조치를 반겼다.

한편, 이 소식에 접한 중국의 초저가 이커머스 기업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데 쉬인은 프랑스로 아동 형상의 섹스 인형을 유럽으로 배송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파문과 법적 소송에 휘말려있다.

중국의 초저가 이커머스 사이트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저가 소형 물품 4,6억 개를 유럽 경제구역으로 수출했는데, 이는 2023년 대비 두 배 증가한 수입 물량이다. EU로 유입된 총 배송품의 91%가 중국에서 배송된 것들이며 65%가 저가 소형 소포다(2024년 기준).

참고로, 미국은 EU 보다 앞선 올 8월 말부터, 중국에서 수입된 미화 800달러(약 116만 원) 미만의 수입 물품의 수입 관세를 면제해 주는 미국판 드 미니미스 법을 폐지했다. 

이 조치로 인해서 미국에 수출되지 못하는 중국산 저가 물품 물량이 유럽으로 더 많이 유입될 것이란 우려와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EU에서는 드 미니미스 정책을 무효화하고 회원국가별로 자체적 물품 배송 요금제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가령, 루마니아는 수입된 저가 배송 물품에 일괄적 요금(25 레이, 약 8,200원) 배송 수수료를 부과하는가 하면, 이탈리아는 연말 세금 정산에 부과하는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EU 소액 면세제 폐지 조치는 우리나라의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에서 눈에 띄는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는 K-푸드, K-화장품 등은 전문 수출입업자들을 통해 도매 규모로 수입 및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 미니미스 소액 면세제는 우리나라에서 발송된 물품에도 똑같이 적용돼왔다. 현재 이커머스를 통해 한국에서 EU로 물품을 수출할 경우, 물품 가격이 150유로 이하인 경우 관세가 면제되었으나 부가세 부과는 별도로, 수입자가 수입 통관 시 직접 납부해야 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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