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SOC 투자 확대’ 구호 무색…10건 중 4건 미집행, 대형사도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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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SOC 투자 확대’ 구호 무색…10건 중 4건 미집행, 대형사도 구조조정
  • 문홍주 기자
  • 승인 2025.10.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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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사업 259건 중 약 절반(42.9%) 예산 미집행
- 공사비 현실 반영 실패, 건설사 “적자 감수하고는 못 들어간다”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정부가 경기 부양의 핵심 축으로 내세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현장에서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SOC 사업 259건 중 111건(42.9%)이 예산이 한 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OC 예산의 상당 부분이 현장에 투입되지 못한 채 묶이면서, 정부의 ‘투자 확대’ 구호가 실효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집행 부진의 핵심 원인을 ‘공사비 산정의 비현실성’에서 찾는다. 설계·입찰 단계에서 자재비·인건비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사업 착수 전부터 적자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입찰 참여는 곧 손실을 의미한다”며 “적정 단가 보장이 없는 한 대형사뿐 아니라 중견사들도 기술형 입찰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집행 부진은 또 다른 연쇄 지연을 낳고 있다. 예산이 제때 투입되지 않으면서 설계변경·계약심의·발주 승인 절차가 줄줄이 밀리고, 이는 다시 착공 지연으로 이어진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발주 사업의 경우 재정 여건이 악화되면서 설계변경 승인과 추가 예산 반영이 수개월씩 늦어지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SOC 사업의 미집행액은 최근 5년간 약 5배 증가했다. 2020년 1,028억 원이던 미집행액이 2024년에는 5,496억 원으로 늘어났으며, 이는 전체 SOC 투자 여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은 대형 건설사들의 경영 전략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SK오션플랜트가 해상풍력 시장 침체와 자금 부담으로 매각 절차에 들어간 것, 현대건설이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서 철수한 사례 등을 두고 '정부 발주 사업도 예외가 아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공사 기간 및 공사비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형사조차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건설 업계 전문가는 “SOC 투자가 경기 진작의 실질적 효과를 내려면 단순한 예산 확대보다 현장 집행률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단가 현실화, 행정절차 간소화, 사업 타임라인의 구조개편이 동반되지 않으면 내년도에도 유사한 집행 부진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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