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 전무·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 등 내부 출신도 거론
현 정부 코드인사 배제 못해...다만 관치금융 반발 거셀 듯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초 만료를 앞두고 차기 행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행장은 재임 기간 동안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무난한 평가를 받았으나, 882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연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2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김 행장은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508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올 초 발생한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등으로 인해 연임은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 별도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없이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역대 25명의 행장 중 내부 출신은 김 행장을 포함해 5명뿐이다. 다만 최근 10년간 조준희·권선주·김도진 전 행장과 김성태 현 행장 모두 내부 인사였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 윤종원 전 행장을 제외하면 내부 출신 기용 기조가 이어져왔다.
다만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고 있어, ‘관리형 관료’ 중심의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은행은 대규모 금융사고 외에도 임금협상 등 처우 문제로 노사 갈등이 격화하며 내홍이 깊어진 상태다. 노조는 “금융사고의 책임은 김성태 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에게 있다”며 문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될 경우, 2020년 윤종원 전 행장 선임 당시의 노사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시 윤 전 행장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취임 초기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영업점 점거 농성 사태로까지 번진 바 있다.
한편 내부 출신 유력 후보로는 김형일 전무가 거론된다. 1964년생인 김 전무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전략기획부장, 글로벌사업부장, 혁신금융그룹장, 경영지원그룹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23년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김성태 행장 또한 전무 출신으로, 경영전략그룹장을 역임한 바 있어 유사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는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다. 1963년생인 서 대표는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IT그룹장,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 CIB그룹장을 거쳐 2021년 IBK저축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2023년 3월부터 IBK투자증권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이찬진 금감원장이나 박상진 산업은행장 임명을 보면 현정부의 코드인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관치금융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큰 만큼, 정부도 신중한 인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