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표준작업시간 연구를 보험개발원이? 車정비업계 또 '갈라파고스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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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표준작업시간 연구를 보험개발원이? 車정비업계 또 '갈라파고스화' 되나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5.10.27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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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당사자 보험개발원, 연구 주체로 참여 논란
제조사 수리 매뉴얼 부재… ‘갈라파고스 정비제도’ 고착 우려
8년 만의 제도 개선, 또다시 임시방편으로 끝나나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2018년 이후 8년만에 표준작업시간을 개정하기 위한 연구 컨소시엄에 보험개발원이 들어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현재 표준작업시간을 산출하기 위한 AOS라는 프로그램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이해관계 당사자로, 컨소시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7일 자동차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 달 국토부는 표준작업시간 개정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를 위해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정부, 보험업계, 정비업계 인사들로 구성)가 연구 용역 기관을 선정했는데, 보험개발원(보험업계 추천)과 모빌리티안전학회(정비업계 추천)가 선정됐다.

표준작업시간이란 일반적인 조건에서 기술자가 특정 정비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말한다. 소비자에게 청구되는 금액은 표준작업시간에 시간당공임을 곱해 부대비용을 더하는 식으로 산정된다. (표준작업시간×시간당공임+부대비용) 

표준작업시간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따라 소비자에게 피부로 와닿는 정비 요금도 크게 달라진다.

보험개발원이 배포하는 AOS 프로그램은 국제표준과 동떨어져서 국내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국내 정비업계를 두고 '갈라파고스 사회'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제조사에서 유지·보수 정보(RMI: Repair and Maintenance Information)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선진국에서는 표준작업시간을 산정하는 기준이 제조사의 제조사의 RMI에 포함된 수리 매뉴얼 바탕으로 이뤄져있다. 자동차를 수리하는데 드는 시간은 차의 '조물주'와 같은 제조사가 가장 잘 안다는 이유다.

하지만 자동차 기업들은 국내에서 차량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해외에서는 의무적으로(EU, 영국, 중국, 미국 등) 수리 매뉴얼을 공급하면서, 국내에서는 이를 공개 판매하지 않아 정비업체들의 정보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 그간 이 공백을 메꿔온 것이 보험개발원에서 배포한 AOS라는 프로그램이다. 

제도 개선의 핵심은 제조사의 수리 메뉴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표준작업시간을 선정해 국제 흐름을 빨리 쫓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컨소시엄은 수행기관 구성에서부터 그간 시행해온 '구습'을 반복하려는 전조로 읽힌다. 

또한 컨소시엄은 6개 대표 차종의 정비 작업별 소요 시간을 도출할 계획이고 밝혔다. 개별 차종 별로 세밀하게 정비시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승용차 △RV △SUV △버스 △상용차 △특장차 이렇게 차종별로 표준정비시간을 통일하겠다는 이야기다.

해외에서는 차량에는 VIN번호(차대번호)가 있어, 업장에서 이를 입력하면 차량별로 작업시간이 다르게 표시된다. 같은 작업이라도 모닝과 제네시스의 작업 시간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RMI 정보 접근이 제한돼 이처럼 세밀한 구분이 어렵다.

결국 '제조사의 수리 메뉴얼 부재'로 인한 문제는 덮어두고, 이를 보완하는 임시방편만 세우게 되는 형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에 AOS 프로그램으로 정기적인 수익을 얻는다. 보험개발원이 이 이권을 차치하고 공정한 연구를 진행할지 의문이고,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도 볼 수 있는 사안"이라며 "자동차 정비업계는 이미 몇십년간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소비자의 권리가 저해돼 왔다. 8년만에 시행되는 개선책만큼 이런 식이면 앞으로도 큰 변화는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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