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경색에 이어 골드바 판매 중단 가능성도 확산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제 은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이 실버바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 공급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실버바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금값 강세 여파로 골드바 판매도 일부 중단되는 등 귀금속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거래소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에 실버바 공급을 오는 2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실버바를 취급하지 않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은 모두 20일부터 실버바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실버바 판매 중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도 은값 급등으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서 판매가 중단된 바 있으며,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공급난이 재현됐다. 최근 국제 은값이 폭등하며 투자자 수요가 급증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52.8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통적으로 금 대비 가격 변동성이 큰 은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때 ‘안전자산 대체재’로 주목받아 왔는데, 최근 지정학적 긴장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며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급 자체가 중단된 영향이 가장 크다”며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은 실물 투자 접근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버바 공급난은 골드바 시장에도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국제 금값 역시 같은 날 장중 온스당 4,254.8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 강세가 지속될 경우 골드바 판매 중단이 실버바와 유사한 양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37.5g, 100g, 375g, 500g, 1㎏ 등 골드바 전 제품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 여파로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조폐공사 골드바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현재 한국금거래소의 1㎏ 골드바만 판매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LS MNM에서 공급받는 10g·100g 골드바 판매를 이미 중단한 상태며, 현재 판매 중인 1㎏ 제품도 오는 20일부터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역시 같은 날부터 삼성금거래소 골드바 판매를 중단하고 한국금거래소 제품만 취급하기로 했다.
귀금속 업계 관계자는 “은값과 금값이 동시에 급등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공급망 경색이 심화될 경우 실물 자산 투자 접근성이 한동안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은·금 시장의 변동성이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는 계속 확대될 수 있고, 이는 국내 은·금 실물 투자 시장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실버바 품귀와 골드바 공급 제한은 단순한 유통 차질을 넘어, 글로벌 자금 흐름과 투자심리 변화를 반영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융권과 귀금속 업계 모두 이번 사태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실물 자산 투자 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