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상 지분 쓸어담고 손실만 남았다…KB자산운용의 아쉬운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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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이상 지분 쓸어담고 손실만 남았다…KB자산운용의 아쉬운 성적표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 승인 2025.08.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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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앤알바이오팹·골프존 등 주가 폭락
일부 종목 지분 평가액, 고점 대비 최대 90% 넘게 축소
단순투자 목적에도 장기 보유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KB자산운용이 지난 3년간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며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타면서, 회사의 핵심 투자 전략인 ‘가치 기반 장기 투자’가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일부 종목에서는 고점 대비 평가손실 규모가 수백억원대에 달할 정도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2022년 하반기 이후 티앤알바이오팹, 골프존, 크레버스, 휴비츠 등 코스닥·코스피 종목에서 10% 이상 지분을 확보하며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 종목 상당수가 최근까지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KB자산운용의 투자 포트폴리오 전반에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티앤알바이오팹이다. KB자산운용은 티앤알바이오팹에 대해 2021년 3월 5% 이상 지분 신고를 하고 최초 등장했다. 이후 2022년 4월 11일 기준 318만8325주(지분 15.38%)를 보유하며 10%를 넘는 주요주주로 올라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당시 주당 단가(3만815원)를 기준으로 산출한 지분 평가금액은 약 982억원에 달한다. 이후 최근 마지막 지분 공시 시점인 올해 3월 말 기준 보유 지분은 9.81%(215만9244주)로 줄었고, 당시 단가(4105원)를 적용한 평가금액은 약 88억원으로, 약 893억원의 지분 가치가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손실률로만 계산하면 91.0% 수준이다. 해당 기간 티앤알바이오팹 주가가 급락한 것이 지분 가치 증발로 이어진 셈이다. KB자산운용은 여전히 티앤알바이오팹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 중이다.

골프존 역시 손실폭이 컸던 종목으로 나타났다. KB자산운용은 2015년 11월 기준으로 21.45%에 해당하는 134만7015주를 확보했으며, 당시 단가(9만9545원)를 기준으로 평가금액은 1341억원이었다. 이후 2024년 6월 5% 아래로 지분율이 축소된 시점에 공시한 지분율은 4.26%(26만7638주)로 당시 단가(7만2368원) 기준 평가금액은 194억원에 그쳤다. 2015년 11월과 2024년 6월 보고된 시점의 단가를 기준으로 1147억원 가량 지분가치 증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손실률로는 85.6% 수준이다. 5% 아래로 지분 신고가 된 이후 현재 KB자산운용의 골프존 보유 여부는 확인이 불가하다.

크레버스와 휴비츠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크레버스는 2021년 말 14.35% 지분을 확보했지만 2023년 8월 공시를 마지막으로 지분율은 3.67%까지 5% 아래로 감소했다. 공시 보고 시점 단가가 각각 3만3484원과 1만6440원으로 나타나면서, 해당 종목에서 약 293억원의 지분 가치 손실(손실률 81.1%)이 발생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휴비츠의 경우에도 2023년 11월 공시에서 지분율은 10.05%였고, 이후 2024년 4월 5% 아래로 내려선 마지막 지분 공시에선 4.64%로 축소됐다. 해당 구간에서의 지분 가치 손실은 -105억원, 손실률은 -58.7%로 추산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내려간 종목의 경우 추가 매도 여부에 대해 컴플라이언스 이슈로 언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10% 이상 보유’ 이례적 행보…전략 과신?

자산운용업계는 KB자산운용의 이례적인 고지분 투자 방식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펀드매니저들은 10% 이상 지분을 넘기면 보고·공시 절차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KB운용이 ‘단순 투자 목적’임을 밝히면서도 지분을 적극적으로 확보한 것은, 해당 종목들에 대한 내부 평가를 매우 높게 봤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티앤알바이오팹, 휴비츠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는 모두 ‘단순 투자’로 보유 목적이 기재돼 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투자들은 재무적 투자 관점에서 이뤄졌다"면서 “리스크-리턴 관점에서 종목 리뷰는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펀드별로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전략적 의사결정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KB운용이 단순 투자임을 밝히고도 10% 이상을 들고 있었다는 건 해당 종목들에 대해 내부적으로 전략적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주가가 고점 대비 급락한 만큼, 전략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하면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에 비해 10% 이상 보유 공시가 많은 편”이라며 “이는 장기 지분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최근처럼 고점 대비 주가가 크게 빠진 경우 전략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KB자산운용 특정종목 주요주주 지분 변화 및 추정 손실.
KB자산운용, 주요 지분 보유 종목 손실 추정 내역. 에프앤가이드 지분변동 취합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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