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두고 구조 리스크 부각…해법은 불확실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케이뱅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독점적으로 제공 중인 케이뱅크는 가파른 고객 예치금 증가 속에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예치금에 대해 업계 최고 수준인 연 2.1%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어, 다른 은행과의 경쟁 구도와 달리 지속적인 ‘이자 폭탄’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업비트 고객 예치금에 대해 지급 중인 이자율은 현재까지 2.1%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일반 수시입출금예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케이뱅크 내부에서는 “높은 고객 충성도와 예치금 유지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예치금 비중이 높은 케이뱅크 특성상 금융비용이 기형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다.
현재 업비트 연동 실명계좌에 예치된 고객 자금은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는 케이뱅크 전체 예금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입이 발생할 수 있어, 케이뱅크의 유동성 리스크와 이자 비용 변동성 모두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오는 2024년 7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다. 이 법안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에 연동된 실명확인 계좌에도 최대 1% 수준의 법정 최소이자 지급이 의무화될 전망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이미 2.1%를 지급하고 있어 법안 시행에 따른 추가 부담은 없지만, 경쟁 은행들이 진입을 망설이는 가운데 여전히 독점 구조를 유지하며 높은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가 부각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이자 구조가 케이뱅크의 수익성과 IPO(기업공개)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의 전통적 수익 기반인 예대마진 모델과는 달리, 가상자산 연계 수익은 불안정하고 규제 리스크도 크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정치권에서는 케이뱅크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독점’ 구조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또한 만약 업비트가 다른 은행과 제휴할 경우 케이뱅크의 예치금 규모가 급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케이뱅크는 예금 감소에 따른 이자지급 축소로 숨통이 트일 수는 있지만, 급격한 예금이탈로 인한 유동성 관리 문제와 IPO 가치 훼손 우려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이유로 “현실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에 기반한 폭발적 예치금 유입 외에는 뚜렷한 성장 드라이브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금융당국이 문제 삼고 있는 ‘디지털 은행의 본질적 경쟁력 부족’ 지적과도 맞물린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최근 IPO 일정을 다시 조정하면서 시장 반응과 정책 방향에 따른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과도한 예치금 이자 구조를 일정 수준 완화하거나, 실명계좌 기반의 고비용 구조를 분산시킬 수 있는 추가 수익 모델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케이뱅크는 기존의 ‘성장 프리미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가상자산 중심 수익 모델의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독점이자 고금리라는 구조적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