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0년대 최초 OEM 수출 자료 보니...브랜드 주인·수입사는 모두 망해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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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70년대 최초 OEM 수출 자료 보니...브랜드 주인·수입사는 모두 망해 '격세지감'
  • 우연주 기자
  • 승인 2025.07.24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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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 미국 수출...대금 담보 설정 계약서
반세기 만에 삼성전자는 세계 선두기업
TV 수입사·브랜드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져
[사진=뉴저지 유니언 카운티 등기소]
[사진=뉴저지 유니언 카운티 등기소]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삼성전자의 초창기 미국 수출 관련 자료가 발견됐다. 오늘날의 삼성전자는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기술 선도기업이지만, 70년대의 삼성전자는 자체 상표를 달지 못한채 OEM 제조사여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24일 녹생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발견된 문서는 1977년 12월 12일 작성된 보증채무 담보용 근저당 설정계약서다.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삼성에게 원금과 이자 등을 갚지 못할 때를 대비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원금과 이자를 빚진 것이 한국에서 TV를 수입해 간 미국 소재 유통사다.

계약서에 언급되는 기업은 '삼성 뉴욕', '월시 어소시어츠', '엠파이어 울트라소닉' 세 곳으로, 삼성 뉴욕은 오늘날의 삼성물산 미국법인이다. 당시에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1999년 반기보고서만 해도 "삼성물산을 통한 로컬베이스"를 해외 판매 방법으로 쓰고 있다.

계약서에서 월시 어소시어츠는 '엠파이어 울트라소닉'의 채무를 보증하기 위해 삼성 뉴욕에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속한다. 보증 한도는 40만 달러(한화 약 5억 5000만 원)'.

엠파이어 울트라소닉社는 한국에서 TV를 수입해가던 유통사다. 엠파이어 울트라소닉이 삼성과 거래하게 된 배경은 미국 에머슨社와의 계약이다.

1977년 4월 발행된 미국 월간지 '라디오 일렉트로닉스'에 따르면 엠파이어 울트라소닉 에머슨으로부터 TV 판매권을 따냈다.

라디오 일렉트로닉스는 "엠파이어 울트라소닉은 한국에서 컬러 및 흑백 TV를 수입해 온 다음 친숙한 에머슨 브랜드 이름을 달 계획"이라고 썼다.

[사진=월드라디오히스토리 자료 캡쳐]
[사진=월드라디오히스토리 자료 캡쳐]

엠파이어 울트라소닉이 한국에서 TV를 조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삼성과의 거래기록이 발견된 것이다.

당시 에머슨은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TV 제조사였다. 라디오 일렉트로닉스는 에머슨을 "시장 선두주자"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삼성 TV의 로고를 떼가며 수입해가던 미국 기업들 중 생존한 곳은 없다. 엠파이어 울트라소닉은 흔적도 없이 오래전 사라졌고, 에머슨은 1993년 파산했다. 

한편, 오늘날 중국 제조사들이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다시 한 번 판도가 바뀔 때가 온 것이냐는 염려도 나온다.

과거 우리 기업들의 OEM을 도맡았던 중국 제조사들은 자체 브랜드를 달고 한국에 진출한 것은 물론, 우리나라 기업들과 ODM(제조자 개발 생산) 협력관계를 맺기도 했다.

ODM은 제조사의 자체 기술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만만치 않음을 방증한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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