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난맥상' 은행권, AI 도입은 필요한데... 왜 지지부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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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난맥상' 은행권, AI 도입은 필요한데... 왜 지지부진한가?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5.07.23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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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내부통제 시스템, 필요성은 공감…도입은 지지부진
레거시 시스템·조직 문화·불확실한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
5대 시중은행. [제공=각 사]<br>
5대 시중은행. [제공=각 사]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의 취약점이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보완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기반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 도입은 더디기만 하다. 내부통제 강화가 시급한 시점에 AI 도입이 왜 지연되고 있는지 그 원인을 진단해봤다.

2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은 올해 초부터 은행들의 내부통제 시스템 재점검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내부통제 부실과 관련한 사고가 반복되는 은행들에게 엄중한 감독 방침을 내비쳤으며, 이 과정에서 AI 기반 이상거래 감지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대다수 은행들은 몇 년 동안 중 AI와 머신러닝 기반의 이상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은행 내부에서는 가동되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외부 전문가들은 “AI 시스템 도입은 기술적 준비뿐 아니라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고도화된 리스크 거버넌스 체계 마련까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AI 탐지 시스템 도입의 걸림돌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레거시 시스템과의 호환성 문제다. 현행 은행의 핵심계정 시스템은 클라우드 전환이나 API 개방이 충분치 않아 AI가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조직 문화 및 인식 수준이다. AI 도입을 추진해야 하는 경영진이 기술 전략보다 전통적 리스크 기준에 익숙한 경우가 많으며, 내부 구성원 역시 AI 활용 경험이 부족해 실행력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리더십의 기술 이해와 전략적 의지가 AI 전환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셋째, 규제와 거버넌스의 불확실성이다. 한국의 AI 기본법은 제정 완료되었지만, 시행령은 지연되고 있으며, AI 안전·보안 통제가 구체화되지 않아 은행이 도입 리스크를 충분히 감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 공백도 도입 결정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금융기관들과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AI 기반 내부통제 시스템이 상용화되고 있다. 웰스파고 등 글로벌 주요 은행은 AI를 활용한 실시간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이상거래 탐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으며, 내부 감사 조직도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리스크 대응이 가능해졌다.

국내에서도 KB국민은행은 AI 기반 내부통제를 추진하기 위한 비상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부통제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하지만 ‘기술 체감’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AI 시스템은 이미 존재하지만, 파일럿 성과와 비용 대비 효율 평가가 새로운 난관”이라는 지적도 있다. 초기 단계에서 ROI(투자 대비 수익)가 미미하게 나오면 경영진이 도입 규모를 쉽게 확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AI를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선 금융회사가 핵심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코어 뱅킹의 현대화), 리더십의 기술 이해 및 전략적 의지, 규제 명확성 및 법적 안전장치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단순히 ‘도입 선언’만으로는 실질적인 리스크 감소가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AI 기반 통제 도입 기업에 한해 제재 면제 또는 리스크 규제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은행들의 도입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내부에선 “AI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내부통제 시스템을 미래형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불거진 사고도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 위해, AI 도입의 전제가 된 환경과 속도 모두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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