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 전환 부담 적어 빠른 도입 가능”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차세대 HBM 패키징 기술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며 HBM 시장 재편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TCB 공정 기반 HBM 시장에서 밀리던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본딩과 차세대 D램 설계를 통해 리더십을 되찾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BM4부터 삼성전자가 1b 공정을 생략하고 1c 설계로 전환하며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다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HBM3E까지 1a D램 설계를 사용하며 열효율 문제 등으로 SK하이닉스의 1b 설계에 뒤처졌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최근 6세대(1c) D램 개발을 완료하고 내부 승인 절차인 PRA(Production Readiness Approval)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1c 설계로 D램의 근본적인 열 문제를 해결하고,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차세대 패키징 기술까지 장착한다면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승환 인하대 제조혁신대학원 교수는 “기존 TCB 방식은 HBM4E 또는 HBM5부터 열 방출 등 기술적 한계로 활용이 어려워진다”며 “삼성전자가 1c 설계와 하이브리드 본딩을 안정화하면 SK하이닉스를 역전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TCB 공정 시작이 늦고 메모리 설계 방식이 뒤쳐졌기 때문에 오히려 하이브리드 본딩으로의 전환에 거리낌이 없었고, 관련 공정 기술 개발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HBM 시장 선점이 늦은 상황이 오히려 새로운 전환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영향을 미친 기존 TCB 기술 자산을 유지하려고 할 때,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곧장 전환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설명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솔더를 쓰지 않고 구리와 유전체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TCB 대비 인터커넥트 밀도, 전력 효율, 열 방출 성능 등에서 압도적인 개선 효과가 있는 기술이다. 특히 HBM4E 이후에는 열 방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기술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HBM3E의 엔비디아 납품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c 설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본딩 패키징 공정 전환에 성공한다면 HBM4부터 주도권을 되찾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 교수는 “HBM3 세대에서는 삼성전자가 D램 설계상 한계로 1a 기반 제품을 선보여 열효율 성능 면에서 뒤처졌지만, HBM4에서는 1c와 하이브리드 본딩을 조합해 대량 양산에 성공하면 시장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HBM4는 TCB 방식으로도 생산 가능하므로, 하이브리드 본딩은 단 수가 높은 HBM4E에 적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c D램의 기술 개발이 완료되고 PRA 절차에 착수했다”며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브리드 본딩은 아직 기술적 완성도나 양산 인프라 측면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주 교수는 “하이브리드 본딩은 정밀도가 높은 로직 분야에서 대량 생산 경험이 있는 기술로, 메모리 분야에서도 빠르게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가 1c D램과 하이브리드 본딩의 기술 전환에 성공하고 양산 안정성을 확보한다면, HBM 시장 재편과 함께 반도체 패권을 다시 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