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손보, 후순위채 발행·위험회피 회계 시스템 구축 대응
다만 여름철 풍수해, 건전성에 악영향 끼칠 가능성 있어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NH농협손해보험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보장성 중심의 장기보험 확대·금리 인하로 전년대비 건전성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NH손보측은 건전성 강화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과 보험부채 위험회피 회계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풍수해가 급증하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건전성 관리에 경고음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농협손보, 건전성 급감... 킥스비율 전년 절반 수준
지난 4일 농협손보 경영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165.7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318.07% 대비 152.35%포인트(p), 직전 분기의 201.59%보다 35.87%p나 급감한 수치다.
금융당국은 현재 권고 기준선을 150%로 두고 있어 아직까지는 권고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지만, 불과 1년 만에 킥스 비율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보험사 킥스 비율을 150%에서 130%로 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기준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아직까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의 구체적인 수치는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미국, 영국 등 타 선진국의 경우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50%로 정했다는 점에서 50% 정도에서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기본자본킥스비율은 가용자본에서도 자본의 질이 높은 기본자본만을 대상으로 요구자본을 나눈 수치로, 기본자본만으로 보험금 지급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다. 기본자본은 가용자본 공통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이다.
이 경우 농협손보의 현재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77.3%로 나타나 기준 이상이다.
농협손보 후순위채 발행·보험부채 회계 구축중... 여름 풍수해로 건전성 악화하나
농협손보의 건전성 하락은 보장성 중심의 장기보험 확대가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IFRS17 도입 이후 농협손보는 장기 보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이로 인해 장기계약이 많아지면서 부채 듀레이션, 즉 특정 기간 동안 지급해야 할 부채의 평균 잔존 기간이 길어졌다. 동시에 금리 하락시 부채 현재가치가 더 민감하게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액이 증가하면서 자산보다 부채 증가폭이 더 커져 가용자본이 감소한다. 지난 3월 경북 지역 산불로 인한 보험금 청구 증가로 순이익이 줄어든 것도 가용자본을 축소시켰다. 농협손보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4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34억원 대비 62% 감소했다.
특히 농협손보는 손보업계에서 금리 민감도가 가장 높은 회사로 지목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농협손보의 지난해 말 킥스 비율은 202%였으나, 시장금리가 50bp(1bp=0.01%포인트) 하락할 경우 36%p 하락한 166%, 100bp 하락할 경우 60%p 하락한 142%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보사들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에 농협손보는 지난 3월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당초 1000억원을 계획했으나, 수요예측 결과 2배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또, 전날인 9일 농협손보는 보험부채에 대한 위험회피 회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손보는 위험회피 대상 보험부채를 선별하고, 위험 회피 수단이 되는 금리파생상품을 설계할 계획이다.
올해 9월까지 보험부채 위험회피 회계 구축을 마무리해 오는 4분기부터는 금리 변동에 대한 자본적정성 관리 수단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통상적으로 풍수해가 늘어나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농협손보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해 여름의 기록적인 폭우로 농협손보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2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줄었다. 당시 농협손보는 1분기 대비 자연재해 관련 손해율이 올라갔으며 관련 지급금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경북 산불 등 전년대비 자연재해 피해 심화로 인해 농작물재해보험·가축재해보험 등 정책보험 손익이 크게 감소했다" 면서 "올 여름에도 전년과 비슷한 규모의 풍수해가 발생한다면 NH손보 건전성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