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전산 이슈로 투자자 신뢰도 '흔들'
올해 3분기 중 초대형 IB 지정 심사 개시
내년 규제 강화로 신청 증권사 간 경쟁 치열한 상황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키움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등 정량적 요건은 충족했지만, 최근 부각된 실적 정체와 내부통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키움증권, 1분기 실적 개선 미미...브로커리지 중심 구조 한계 여전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은 3255억원, 당기순이익은 2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3.8%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5조6478억원으로 지난해(5조6319억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이 초대형 IB 지정 요건 중 하나인 '자기자본 4조원'을 웃돌았지만, 실적 성장성과 사업 다변화 측면에서는 아쉬운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판매관리비가 1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하면서 실적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특히 사업구조가 여전히 브로커리지 중심에 머무르고 있어, 트레이딩·IB 등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가 떠오르고 있다. 투자운용본부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0억원의 흑자에서 34억원의 적자로 돌아섰고, IB사업본부 영업이익은 441억원으로 2.6% 소폭 증가에 그쳤다. 리테일 총괄본부의 영업이익은 2051억원으로 전년 동기 5.7% 증가했다.
잇따른 전산 오류...내부통제 실효성 '논란'
여기에 최근 내부통제 실효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3일과 4일 이틀 연속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전산장애 시간은 4시간 30분에 달했고, 이로 인해 정상 처리되지 못한 주문은 124만건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주문의 평균 16%를 차지하는 수치다. 키움증권은 전산장애 고객 보상에 대비해 최대 3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음에도 여전히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시장의 의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의 전산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에도 프로그램 오류로 인한 전산장애가 발생했으며, 당시 피해규모만 48억원으로 최근 5년간 전산장애 중 최대였다. 전산운용비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키움증권에서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점은 시스템 전반의 허점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지정 기준은 단순히 자기자본 요건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체계, 재무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 포괄적인 경영 안정성도 포함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는 시스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수인 만큼, 반복되는 전산장애는 심사 과정에서 불이익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6번째 초대형 IB 심사...키움, 연내 지정 신청 '먹구름'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 중 6번째 초대형 IB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는 2017년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투자증권 등 5곳이 지정된 이후 8년만의 추가 선정이다. 현재 초대형 IB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4조 이상'을 충족한 증권사는 키움증권(자기자본 5조6478억원) 외에 메리츠증권(7조3670억원), 신한투자증권(5조5077억원), 하나증권(6조253억원) 등 총 4곳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초대형 IB 심사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시스템의 실효성, 리스크 대응 역량 등 정성평가 항목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 및 발행어음 인가 신청은 별도 기한이 없지만, 3분기 접수만 구체화된 상황"이라며 "올해를 넘기면 조직 전반의 개편이 불가피해질 수 있어, 현재 요건을 갖춘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초대형 IB 인가를 대비해 '종합금융팀'을 신설했으며, 비즈니스 시뮬레이션 및 전산 테스트 등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전산장애 관련 보상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절차에 따라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