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미래에셋, 발행어음·해외투자 호조로 '질주'
한투의 경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연간 2조 돌파 가능성도
삼성·NH투자, 수수료 이익 감소에도 컨센 상회하며 '선방'
KB증권, 실적 뒷걸음질...다만 하반기 IPO 시장 회복에 반등 기대감 ↑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5대 증권사의 1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WM)와 위탁매매 부문 호조에 힘입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간 반면, 삼성·NH투자증권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선방'을, KB증권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투·미래에셋 '질주'...발행어음·해외투자 호조
20일 <녹색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표된 초대형IB로 지정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5개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의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분기 순이익 합계는 1조344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148억원) 대비 1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4482억원, 영업이익은 5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4%, 21.6% 증가하며, 증권업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채권과 발행어음 운용수익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으며,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글로벌 금융상품 확대 전략에 힘입어 3개월 만에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약 4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에 따라 1분기 자산관리·위탁영업 순수수료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1426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도 ECM(주식발행시장)·DCM(채권발행시장) 부문의 고른 성장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신규 딜 증가로 관련 순수수료 수익이 20.2% 증가한 1353억원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25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급증, 영업이익도 3462억원으로 28.0%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순이익 28.4%, 영업이익 4.0% 감소를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해외법인 세전이익이 분기 기준 최대인 1196억원을 기록했고, 자기자본투자(PI) 포트폴리오의 밸류에이션 회복도 실적 반등에 기여했다.
두 회사 모두 발행어음 운용, 해외주식 위탁매매 등에서 강점을 발휘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증권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2조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전사적인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 결과”라며 “아직 연간 실적을 전망하긴 이르지만, 하반기에도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와 고객 중심의 서비스 혁신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NH투자, 불확실성 속에서도 실적 ‘선방’...컨센 상회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 속에서도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며 시장 컨센서스에 상회하는 실적을 시현하며 선방한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 2484억원, 영업이익 33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은 1.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0.9% 증가했다. 브로커리지 수수료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으나, 국내 주식 수탁수수료가 24% 줄어든 반면, 해외 주식 수탁수수료는 47% 증가하며 일부 손실을 상쇄했다. 이로 인해 주식 수탁수수료에서 해외 비중은 44%까지 늘어나 전년 대비 15%p 증가했다. 또한 IB 부문 수수료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으며, 세부적으로는 인수·주선 수수료가 6%, 채무보증 수수료가 7% 감소했다. 이자손익 역시 3% 줄어들었고, 운용 및 기타 손익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회성 손익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NH투자증권은 순이익이 2082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890억원으로 4.4% 증가하며,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채권과 비시장성 자산 운용에서 보수적 전략을 유지한 결과, 트레이딩과 S&T 부문 이익이 각각 34.8%, 20.0% 감소했지만, IB 부문은 998억원으로 44.9% 증가하며 전사 실적을 뒷받침했다.
양사 모두 해외 브로커리지·IB 수수료수익 등 핵심이익 기반이 유지되는 가운데 하반기 금리인하 등 수익확보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연간 증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구조적으로 매크로 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좌우되는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며 "NH투자증권 역시 1 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으며, 향후에도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우호적인 영업 환경 등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KB, 실적 하락...하반기 IPO 회복 기대감
KB증권은 초대형 IB 지정된 종투사 5개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쳤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17억원(-8.6%), 영업이익은 2246억원(-11.3%)으로 집계됐다. KB증권 관계자는 “국내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실과 위탁매매 수수료 축소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IPO 시장 회복과 함께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상반기 중 채비, 명인제약, 미코세라믹스 등 3개사의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할 계획이다. 해당 기업들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KB증권 실적 반등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채비, 명인제약, 미코세라믹스는 아직 상장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4분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중에 있다"며 "하반기 IPO건들의 수요예측 및 청약 흥행시 국내증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IB 딜 회복과 고정비 절감 여부가 초대형 IB 간 실적 격차의 핵심 변수”라며 “글로벌 금리 방향성과 리테일 투자심리 회복 여부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