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AI 중심 리밸런싱으로 미래 도약 준비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와 경영진이 창립 72주년을 맞아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의 사저에 모여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SK그룹은 지난 1953년 직물회사 '선경직물'로 시작해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를 잇달아 인수하고 키워 재계 2위로 성장했다. 이제는 미국발 관세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이라는 '삼각파도'를 넘기 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을 비롯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오너 일가와 주요 경영진은 삼청동 선혜원에 모여 창립 기념일 행사를 가졌다.
선혜원은 최종건 창업회장이 1968년 사저로 매입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곳이다. 이후 직원 연수원으로 활용하다 2022년 리모델링을 시작해 오는 5월 완공 예정이다.
SK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20주기인 2018년부터 선경직물 설립일인 4월 8일을 창립 기념일로 지정하고 행사를 진행해 왔다.
SK는 ▲1953년 선경직물 창업 ▲1980년 대한석유공사(SK이노베이션) 인수 ▲1994년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 인수 ▲2011년 하이닉스 반도체(SK하이닉스) 인수를 4번의 전환점으로 꼽는다.
이런 순간은 SK가 올해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 일체를 담아 제작한 '선경실록'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SK그룹의 시작은 1953년, 전쟁 직후 무너진 공장을 재건하며 출범한 선경직물이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수원 공장의 직기 20대를 재조립해 섬유 생산을 재개했고, '닭표 안감'과 '봉황새 이불감' 등을 선보이며 내수 시장을 넘어 수출의 길을 열었다. 1962년에는 인조견 10만 마를 홍콩에 수출하며 대한민국을 직물 수출국 반열에 올렸다. 이후 원사 생산을 위해 1968년 아세테이트 공장과 1969년 폴리에스터 공장을 잇달아 건설했다. 원사는 석유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생산물로, 이는 훗날 SK의 석유사업의 출발점이 됐다.
1980년대에는 대한석유공사(유공) 인수를 계기로 두 번째 창업을 단행했다. 1973년 선경그룹을 이끌게 된 최종현 선대회장은 선경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 아래 첫 과제로 ‘석유로부터 섬유에 이르는 산업의 완전계열화 확립’을 천명했다. 첫 단계로 최종현 선대회장은 정유공장 설립을 추진했지만 1973년 갑자기 발생한 1차 석유파동으로 공장설립을 유예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사우디 왕실과의 인맥을 통해 원유 공급을 이끌어내며 국가적 위기를 극복했다.
이어 1980년 대한석유공사 인수로 정유·석유화학·섬유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됐고, 1984년 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유전 개발에 성공하며 한국을 ‘무자원 산유국’으로 탈바꿈시켰다. 유공은 이후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바꾸며 세계 최대 정유 화학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1980년대 초 미국 현지에 정보통신 전문조직을 두고 글로벌 기술 흐름을 연구했으며,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둘러싼 논란 끝에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통신 산업에 진입했다. 세계 최초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화로 이어졌고, SK텔레콤은 명실상부한 통신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AI 통신 플랫폼 '에이닷'을 비롯해 5G·6G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며 ICT 기반 사회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
2011년 SK는 경영난에 빠진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수 이후에도 업황 부진이 계속됐지만, 최태원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장기 전략을 고수했다. 또한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낸드 전문기업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에 4조원 규모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2020년 인텔 낸드사업부를 11조원에 인수하며 SK를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반도체의 경우 최종현 선대회장의 주문에서 시작됐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1992년 임원들과 간담회에서 "R&D(연구개발)를 하는 직원도 시장 관리부터 마케팅까지 해보며, 돈이 모이는 곳, 고객이 찾는 기술을 알아야 R&D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실질적인 연구를 주문했다.
같은 해 SKC 임원들과 회의에서는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며 우리나라 산업이 하드웨어 제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최태원 회장은 2017년 낸드 전문기업인 키옥시아에 4조원 규모 지분투자, 2020년엔 인텔 낸드사업부를 11조원에 인수하며 SK하이닉스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웠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력인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 중이며, 지난달 19일에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12단 샘플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인증 절차에 돌입했다.
현재 SK는 AI를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그룹 전체 리밸런싱(사업조정)에 착수했다. AI 데이터센터(AI DC)를 그룹 차원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SK텔레콤의 AI 비서 '에이닷', SK하이닉스의 HBM, SK이노베이션의 전력 공급 역량, SK에코플랜트의 데이터센터 건설 기술 등이 융합된 'AI 풀셋 전략'이 핵심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