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칼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는 봉이 아니다
상태바
[인사이트칼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주는 봉이 아니다
  •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 승인 2025.03.28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자본시장 역대 최대 규모인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이 논란이 되는 것은 그 시기와 방식 때문이다.

유상증자는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신주가 발행으로 기존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되지만 모든 유증이 악재로만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을 기업이 잘 활용한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양질의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활용해 배당·주가 상승 등 주주들에게 부를 분배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존재 이유이기도하다.

문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시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11조2462억원, 영업이익 1조724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43%, 190% 증가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금성자산은 2조9677억원에 달했다. 보유현금이 충분했던 상황에서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유증에 나선 것은 최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사용됐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결정 불과 1달 전인 지난달 보유하고 있던 현금 1조3000억원을 사용해 계열사인 한화오션의 지분 7.3%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오션 지분율은 기준 23.1%에서 30.4%(연결기준 42.0%)로 증가했다. 지분을 매각한 대상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자제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의 계열사다. 한화그룹 측은 한화오션 연결편입을 통해 방산그룹 시너지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용한 현금 1조3000억원이 오너일가로 흘러간 모양새다.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유증 역시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연장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회사가 사업을 통해 확보한 유보금은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에 먼저 사용하고 이후 부족한 사업 자금은 주주들을 통해 메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은 지난 1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 공시 이후 시장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상법 개정안이 빨리 재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퍼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업 확장을 위해 주주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것 차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승계 과정에서 유증을 강행했다는 구설에 휘말리는 것만으로도 주주 신뢰에는 치명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장기적 성장을 위해선 당장의 유증보다 주주 신뢰 회복이 중요할 수 있다. 주주들의 신뢰를 잃은 회사에 미래는 없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